부부의 정원 로망을 한껏 담은 경사지 위 하이브리드 주택

춘천 Offstage

치열했지만 무난했던 삶의 첫 번째 무대를 떠나 발견한 두 번째 무대. 부부는 고향 춘천의 녹음 충만한 언덕을 땀 흘려 정원으로 가득 채우고, 새로운 인생극장의 막을 올린다.


기둥으로 떠받쳐지는 매스 아래는 외부 활동 중에 비를 피하거나 그늘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건축주 부부는 은퇴 후 도심 속 반복되는 일상과 함께 문득 무의미하게 TV 앞에서 리모컨을 쥔 채 시간을 죽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싫었다. 평생 살아온 아파트의 똑같은 풍경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미국에서 귀국해 고향에 자리를 튼 동생과 의지하며 성취감 있는 노동 속에서 흙을 만지고 싶었다. 춘천의 숲속 마을에 ‘Offstage’라는 이름으로 집을 지은 이유다.

주택은 경사지를 가진 택지에 2개 층과 다락을 갖춘 규모로 자리잡았다. 박공지붕을 가진 두 개의 매스를 엮은 형태의 주택은 붉은 벽돌, 검은 컬러강판, 회색 스터코가 각각 다른 질감과 색채를 가지면서도 은은한 조화를 이룬다.
설계를 맡은 적정건축 Ofaa의 윤주연 소장은 처음에는 부부 두 사람이 지내기 적당한 소박한 공간을 계획했다. 그러다 가끔 찾아올 자녀들과 가족, 손주들을 염두에 두고 안방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공간을 확장하는 설계가 진행되었다.
안방에서 시작해 거실과 주방, 식당이 놓이고, 가장 먼 곳에 게스트룸이 자리했다. 동선을 따라 나열된 공간들의 중심에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식당이 자리한다. 식당에는 벽난로와 남쪽 바깥을 조망하는 창, 테라스가 놓여 풍성한 일상을 누린다. 게스트룸 앞 계단을 따라 오르면 다락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부부는 간단한 업무를 보거나 아늑한 자리에서 독서에 몰입하곤 한다.

정원은 넓은 면적만큼이나 조성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직접 하나하나 나무와 화초를 고르고 심고 가꾸면서 밤늦게까지 정성을 쏟아붓는 일도 다반사였다. 나이가 있어 육체적으로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부부는 오히려 매일 흙을 만지며 보내는 이 시간이 즐겁노라고 이야기한다. 집 이름인 ‘무대 뒤편’에서 다시 시작하는 부부의 삶은 다른 장르로 여전히 절찬리에 상연 중이다.

주택은 경사면을 활용해 입체적인 구성을 갖췄다.
진입로에서 바라본 주택. 모서리에 자리한 작은 정원은 이웃을 환영하는 웰컴정원이면서 코너창에서 보이는 풍경에 녹색을 더한다.
1층 차고 공간은 부엌과 냉장고, 냉방기를 배치해 다양한 활동에 활용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대지면적 : 752㎡(227.48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
거주인원 : 2명(부부)
건축면적 : 151.63㎡(45.86평)
연면적 : 195.23㎡(59.05평)
건폐율 : 20.16%
용적률 : 25.96%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6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1층) / 경량목구조(2층·지붕)
단열재 : 크나우프 그라스울 R23 140㎜, R37 220㎜, 압출법단열판, 비드법단열재 2종3호 50㎜
외부마감재 : 회색 스터코 외단열시스템, 흑색 컬러강판, 듀라스텍 S블록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이건창호 아키페이스 65㎜, 155㎜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열회수환기장치 : ZEHNDER Comfoair Q350
에너지원 : LPG
전기·기계 : ㈜건창기술단
설비 : ㈜청훈이엔지, 패시브웍스
구조설계 : 두항구조
시공 : 스튜가하우스
감리 : 송성국건축사사무소
설계 : 적정건축 ofaa


Point Space | 경사지를 활용한 정원

정원은 두 가지 관점에서 조성되었다. 하나는 넓은 경사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건축주가 은퇴를 마친 연령대라는 것이다. 국유림을 배경으로 한 넓은 경사지는 정원에 텃밭과 바비큐장, 운동장 등 입체적이고 다양한 요소를 부여해 다채로움을 즐길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건축주의 연령은 정원에 편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실마리가 되었다.

식당에서 주방을 거쳐 거실 방향을 바라본 모습. 지형의 높낮이를 살려 실내 또한 입체적이다.
공용공간인 식당과 주방을 중심으로 서측으로는 거실과 안방이, 동측으로는 종종 찾아오는 손님이나 자녀들이 머물 침실이 놓였다. 거실은 다락과 소통하도록 천장을 오픈했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천장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 바닥 – 지복득마루
욕실·주방 타일 : ㈜세림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제작
조명 : 건축주 직구
계단재·난간 : 오크
현관문 : 제작 현관문
중문 : 제작 중문
방문 : 제작도장도어
붙박이장 : 제작
데크재 : 방킬라이

주방 가전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식당에는 넓은 창을 두어 바깥의 변화를 즐긴다.
적지 않은 가구들이 설계 과정에서 반영되어 꼭 맞춘듯 공간에 녹아들었다.
녹음을 바라보며 목욕을 즐기는 욕실 / 주 생활공간인 2층과 다락을 오가는 계단실.
다락 계단실 바로 옆에 자리한 아늑한 공간에서는 건축주가 오롯이 독서에 집중한다.
다락에서 내려다본 거실.
독특한 조형감이 깊은 인상을 남기면서도 차분한 마감재 덕분에 튀지 않는다.

건축가 윤주연 : 적정건축 ofaa

일상의 공간에서 알맞고 좋은 건축을 만들어내는 건축가. 모두가 필요한 ‘집’이라는 공간적 보편적에 거주자의 특수성을 담아 다양한 주거를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적정건축 ofaa’를 창립하였다. 주요 작업으로는 판교 국민주택 ‘집속의 집’, 양평주택 ‘집宇집宙’, 평담재(平淡齋) 등이 있다. 대전광역시 공공건축가, 호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를 역임 중이다. www.o4aa.com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7월호 / Vol. 317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