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일주일 참았을 뿐인데 고환 괴사”… 72세男에 무슨 일이?

지해미 2026. 6. 2.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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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 염전, 젊은 층에서만 나타나는 질환 아냐…고령층에서도 진단 지연 주의헤야
일주일간 이어진 음낭 통증이 갑자기 악화돼 응급실을 찾은 72세 남성이 고환 염전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진단이 지연된 탓에 결국 고환을 절제해야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주일간 이어진 음낭 통증이 갑자기 악화돼 응급실을 찾은 72세 남성이 고환 염전 진단을 받았지만, 진단이 지연된 탓에 결국 고환을 절제한 사례가 보고됐다. 의료진은 고환 염전이 청소년에게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살제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고령 환자에서도 반드시 감별 진단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환 염전은 고환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정삭이 꼬이면서 혈류가 차단되는 응급질환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고환 조직이 괴사해 영구적으로 기능을 잃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증상 발생 후 6시간 이내 수술이 이뤄질 때 가장 높은 보존율을 기대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고환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진다.

일주일간 이어진 통증, 내원 당시 이미 괴사 진행

바레인 킹하마드대학병원 의료진이 최근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발표한 증례 보고에 따르면,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72세 남성이 왼쪽 음낭에 간헐적인 통증과 부종이 약 일주일간 지속되다 내원 당일 증상이 급격히 악화돼 응급실을 찾았다.

진찰 결과 왼쪽 고환이 부어 있었고 압통과 피부 발적이 확인됐다. 또한 고환거근반사가 소실돼 있었으며, 프레흔(Prehn) 징후도 음성으로 확인됐다. 고환거근반사는 허벅지 안쪽을 자극했을 때 고환이 위로 올라가는지 확인하는 검사이며, 프레흔 징후는 음낭을 들어올렸을 때 통증이 완화되는지(양성) 혹은 악화되는지(음성) 확인하는 검사다. 이러한 소견은 고환 염전을 시사하는 대표적인 임상 징후로 알려져 있다.

의료진은 내원 직후 컬러 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왼쪽 고환 내부 혈류가 완전히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고, 고환 조직 역시 정상적인 구조를 잃고 불균질하게 변해 있었다. 반면 오른쪽 고환의 혈류는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응급수술서 확인된 720도 꼬임…고환 절제 불가피

진단 직후 환자는 응급실 도착 15분 만에 수술실로 옮겨졌다. 전신마취 후 시행한 음낭 탐색술에서 왼쪽 고환은 무려 720도, 즉 두 바퀴가 꼬여 있는 상태로 확인됐다. 고환은 짙은 흑색을 띠며 이미 광범위하게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꼬인 정삭을 풀고 따뜻한 생리식염수로 혈류 회복을 유도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이어 고환 백막을 절개해 출혈 여부를 살폈으나 출혈도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결국 고환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판단돼 왼쪽 고환 절제술을 시행했다.

동시에 반대편 고환에는 고정술을 시행했다. 고환 염전의 경우 양측에 구조적 이상이 존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재발 방지를 위해 반대쪽 고환을 고정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조직검사서 허혈성 괴사 확인…악성 종양은 발견되지 않아

절제된 고환에 대한 조직병리 검사에서는 혈관 충혈과 광범위한 출혈성 괴사, 괴사된 생식세포 등이 관찰돼 허혈성 괴사 진단이 확인됐다. 또한 다른 원인에 의한 고환 경색이나 종양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검사에서도 악성 종양은 발견되지 않았다.

환자는 수술 후 특별한 합병증 없이 회복했으며, 수술 이틀째 퇴원했다. 이후 외래 추적관찰에서도 상처는 정상적으로 치유됐고 추가적인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고환 염전은 청소년 질환이라는 인식이 진단 늦춰

의료진은 고령층에서 고환 염전이 드물다는 인식이 진단 지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령 환자의 경우 부고환-고환염 등 염증성 질환으로 오인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존에는 73세 남성이 갑작스러운 음낭 통증을 호소했음에도 9일 동안 부고환염으로 치료를 받다가 뒤늦게 고환 염전으로 진단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오진될 경우 고환 보존율이 60.3%에서 10.7%까지 떨어지고, 적절한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도 평균 20시간 이상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이번 사례 환자 역시 일주일 동안 간헐적인 통증이 지속된 끝에 병원을 찾았으며, 결국 고환 괴사로 이어졌다. 연구진은 내원 당일 통증이 급격히 악화된 점에 주목하며, 정삭이 점차적으로 더 꼬이면서 수술 중 확인된 720도 완전 염전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의료진은 증상이 오래 지속됐더라도 고환 염전이 의심되면 즉시 수술적 탐색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증상 발생 후 24시간이 넘은 뒤에도 고환이 보존된 사례가 보고됐다.

의료진은 "고환 염전은 고령 남성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라며 "의료진과 환자 모두 연령에 관계없이 고환 염전 가능성을 인지하고 신속한 진단과 수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서도 확인된 고령층 위험성…50세 이상 고환 절제율 74%

국내에서도 고환 염전은 청소년뿐 아니라 고령층에서 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2009~2019년 국내 고환 염전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남성의 고환 염전 발생률은 연간 인구 10만 명당 2명이었으며, 19세 미만에서는 7명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발생 연령은 영아기와 청소년기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고환 손실 위험은 고령층에서 더 높았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의 고환 보존율은 약 75%였지만, 고환 절제율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져 5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약 74%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고령 환자에서 고환 염전에 대한 신속한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고환 염전은 어떤 질환인가요?

A. 고환에 혈액을 공급하는 정삭이 꼬이면서 혈류가 차단되는 응급질환이다. 혈류가 막히면 고환 조직이 빠르게 손상되며, 치료가 늦어질 경우 고환을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

Q2. 고환 염전은 청소년에게만 발생하나요?

A. 아니다. 청소년기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지만 신생아부터 고령층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사례처럼 70대 이상 고령 남성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연령만으로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Q3. 음낭 통증이 오래 지속됐다면 이미 늦은 것 아닌가요?

A. 그렇지 않다. 증상이 수일 이상 지속됐더라도 고환 염전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증상 발생 후 24시간 이상이 지나도 고환이 보존된 사례가 보고돼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수술적 탐색이 필요할 수 있다.

지해미 기자 (pcraem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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