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HD의 찬란한 황금기를 이끌었던 '블루 드래곤' 이청용(38)이 정들었던 문수 축구경기장을 떠납니다. 이청용은 지난 25일 울산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 "긴 시간 함께했던 울산과의 여정을 마무리하려 한다"며 공식적으로 퇴단 소식을 전했습니다. 2020년 유럽 생활을 마치고 울산에 합류한 이래 6시즌 동안 이어온 동행에 마침표를 찍은 것입니다. 계약 만료와 함께 재계약 없이 팀을 떠나게 된 이청용은 현재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제2의 축구 인생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청용의 울산 생활은 그야말로 '왕조의 부활'과 궤를 같이했습니다. 입단 첫해 팀의 2번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견인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17년 만의 K리그1 우승을 이끌며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후 2024년까지 이어진 울산의 리그 3연패 중심에는 늘 베테랑다운 품격과 영리한 플레이를 선보인 이청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광의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2025시즌, 울산은 유례없는 하락세를 겪으며 리그 9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고, 이 과정에서 터져 나온 '신태용 전 감독과의 불화설'은 이청용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광주FC전에서 보여준 '골프 세리머니'는 팬들 사이에서 거센 항명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시 신 전 감독이 팀 버스에 골프 가방을 싣고 다닌다는 폭로가 나온 직후 터진 세리머니였기에, 고참 선수가 감독을 공개적으로 저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대해 이청용은 이번 편지에서 "세리머니로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선수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이성적이어야 했던 고참으로서의 행동을 자책하며, 웃으며 인사하고 싶었던 마지막이 논란으로 얼룩진 것에 대한 깊은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축구계는 이제 이청용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3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히 경기 흐름을 읽는 눈과 기술은 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입니다. 은퇴와 현역 연장 사이의 기로에서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선수협 부회장으로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만큼, 그가 그라운드 위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지 아니면 새로운 역할을 찾아 떠날지는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