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덮친 차례상…“삼색나물 못 올려요”
[앵커]
추석 차례상의 삼색나물, 시금치와 도라지, 고사리죠.
그런데 올해는 시금치 값이 비싸져서 차례상 올리기가 부담스럽습니다.
폭염으로 작황이 나쁘기 때문인데, 기후변화가 우리의 차례상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김민경 기상전문기잡니다.
[리포트]
여름 시금치의 주산지인 경기도 포천, 재배시설이 빽빽하게 서 있습니다.
지난달 국내 시금치 절반은 여기서 생산됐습니다.
이달 초 시금치는 100g에 4100원을 웃돌아 역대 최고가였습니다.
값비싼 시금치 수확이 한창인데도 농가에선 한숨이 나옵니다.
[장성산/포천 시설채소연구회장 : "생육이 썩 좋지는 않아요. 색깔이 안 좋아지고 무르고 시든다든지 이래서."]
시금치는 낮 기온 20도, 밤 기온 15도 정도에서 잘 자라는 저온성 작물입니다.
하지만, 올여름은 폭염이 밤낮 없이 이어졌고, 습도마저 높았습니다.
뿌리가 까매지는 '시듦병', 밑동이 잘록해지는 '잘록병'과 흰 반점이 생기는 '노균병'이 크게 늘었습니다.
발아율도 뚝 떨어졌습니다.
[박주성/포천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 "야간의 온도가 높다 보니까 식물이 과호흡하게 되다 보니까 생장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가 다 호흡하는 에너지로 소비가 돼 버리는 거죠."]
그 결과 포천 지역의 지난달 시금치 출하량은 91톤으로, 전년의 80%가량에 그쳤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 탓에 이런 상황이 더 잦아질 거란 겁니다.
농사에 악영향을 주는 이상고온과 호우 등의 발생 횟수는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류정민/포천시농업기술센터 원예작물팀장 : "기온이 점점 올라가고 있거든요. 고온에 식물이 장해를 받으면서 점점 생육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20년 내 폭염 일수는 9일 더 늘어날 거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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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minky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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