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G의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2년 연속 매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KGC(한국인삼공사)는 저수익 채널을 걷어내고 판관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홍삼 수요가 구조적으로 감소하는 흐름 속에서 수익성 개선 전략이 체질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370억원으로 전년보다 12.6% 줄었다. KGC인삼공사 별도 감사보고서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해 KGC 별도 매출은 1조301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감소했다. KT&G 전체 연결 매출이 지난해 6조5796억원으로 11.4%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해외 궐련과 차세대 담배(NGP)가 그룹 성장을 이끄는 사이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매출이 부진했다.
볼륨이 빠지자 가격으로 대응했다

내수 침체 등에 대응하기 위해 KGC는 지난해 10월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주력 제품 가격을 올렸다. '정관장 에브리타임(30포)'은 9만2727원에서 9만7273원으로 4.9%, '홍삼정(240g)'은 19만1818원에서 20만원으로 4.3% 인상됐다. 다만 인상 시점이 4분기여서 연간 실적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매출 감소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았다. KT&G 건기식 사업부문 국내 매출은 2024년 9251억원에서 지난해 8849억원으로 4.3% 줄었다.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 매출은 늘었지만 로드샵과 면세 채널 매출 감소가 이를 상쇄했다. 국내 부진의 배경에는 홍삼 카테고리 자체의 수요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홍삼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사이 크게 줄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2025 건강기능식품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홍삼 시장 규모는 2021년 1조4710억원에서 지난해 9536억원으로 5년간 35% 이상 축소됐다. 건강기능식품 전체 시장에서 홍삼의 구매 비중도 2021년 25.9%에서 지난해 16%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종합비타민과 단일비타민의 합산 비중은 같은 기간 13.6%에서 18.1%로 확대됐다. 21~40세 소비층의 홍삼 구매 비중은 8% 안팎에 그쳤으며, 해당 연령대의 선택은 프로바이오틱스와 비타민 계열로 이동하고 있다. 홍삼이 구매 1위를 기록한 연령대는 51세 이상에 국한됐다.
중국 매출 40% 급감
해외에서는 낙폭이 더 컸다. KT&G 건기식 사업부문 해외 매출은 2024년 3765억원에서 지난해 2521억원으로 33% 급감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중국 매출은 1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42.5% 줄었다. 미국(-6.7%)과 일본·대만 등 기타 권역(-20.2%)의 감소폭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전체 해외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4.4%에서 55.3%로 낮아졌다.
중국 부진에는 비용 효율화와 수요 둔화가 동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KGC 관계자는 "현지 경기 침체와 더불어 비용 효율화 정책에 따른 광고·판촉의 전략적 축소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소비심리 위축과 경쟁 심화 속에서 수익성 중심의 유통물량 조정과 채널 효율화 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매출이 일시적으로 조정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국 샘스 등 일부 견인 채널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유통 채널 효율화 관점에서 온·오프라인 재편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가격 정상화, 실매출 중심 운영 강화, CRM 고도화 등의 구조 개선 활동이 점진적으로 성과를 나타내며 판매 단가 회복과 유통 재고 축소, 고객 재구매율 및 신규 고객 유입 측면에서 의미 있는 개선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감소세에도 영업이익은 늘었다. KGC인삼공사의 지난해 별도 영업이익은 98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6%에서 9.6%로 올랐다. 이익 개선의 핵심 동력은 판매비와관리비 절감이다. 판관비가 지난해 4568억원으로 453억원 줄었다. KT&G 건기식 사업부문 전체 영업이익도 982억원에서 1028억원으로 4.7% 늘었다. 수익성 중심 전략의 성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비용을 줄여 이익을 방어하는 전략은 한계가 분명하다. 국내에서는 홍삼 카테고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꺾이고 있고, 중화권에서는 수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KT&G는 면세·온라인 등 전략 채널 경쟁력 강화와 해외 제품 현지화를 통해 이익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연령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현지화 제품 개발과 유통 채널 다변화, 홍삼을 넘어 다양한 건강식품제품군으로 확장하는 게 핵심 전략이다. 이 과정 중 국내외 내수 경기가 회복되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
KGC 관계자는 "회사는 ‘글로벌 종합건강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단순 수출 중심에서 현지화 기반 사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솔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