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하나 등 다수 증권사, 내주 중 법적 대응 나설 듯
홈플러스, ABSTB 직접 발행자 아냐…"책임 지우기 어려울 수
증권업계가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의 경영진을 법정에 세우기로 작심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다수 증권사가 다음 주 중 홈플러스·MBK파트너스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이들은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미리 알고서도 이를 숨기고 단기채권을 발행했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는 비록 홈플러스가 ABSTB를 상거래 채권으로 인정한다고는 했으나 고객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하려는 것으로도 풀이했다.
홈플러스 단기채권 판매와 관련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은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이후 공동 회의를 개최하는 등 긴밀하게 대응책을 논의해왔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법적 대응에 나서는 증권사는 특수목적법인(SPC)를 통해 ABSTB 발행한 신영증권과 이를 판매한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포함됐다.
다만, 신영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밝혔고,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겼다.
그 동안은 증권업계는 홈플러스·MBK파트너스와의 협의를 통해 ABSTB가 상거래채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반면, 법적 조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 등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홈플러스·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판단이 중론으로 자리잡자 법적 대응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회 현안 질의 등을 통해 여러 증언이 뒷받침되면서 법적 조치에 나서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를 법정에 세우겠다는방침이지만 홈플러스가 ABSTB를 직접 발행하지 않아 법적 책임을 지우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 ABSTB 발행은 홈플러스나 카드사가 아니라 특수목적회사(SPC)가 발행한다. SPC가 카드대금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또 다른 채권인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면, 증권사는 이를 기관·개인투자자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 기업어음(CP)·ABSTB·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 잔액 5949억원 중 증권사 등을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규모는 275억원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