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에 사상 첫 ‘9월 폭염경보’, 수요일에도 폭염 이어진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10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시민 잔디광장 정자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 사상 처음으로 ‘9월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수요일인 11일에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10일 오후 4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2008년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이후 9월 서울에 폭염경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의 폭염경보는 지난 8일 내려진 폭염주의보가 격상된 것이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서울에 사상 처음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바 있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황이,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전국적으로 폭염특보를 확대·격상했다. 전국 183개 특보구역 중 91%인 167곳에 폭염특보(경보 69곳·주의보 98곳)가 내려진 상태다.

폭염경보가 발령된 곳은 경기도(안산, 김포, 포천, 가평, 고양, 파주, 남양주, 오산, 평택, 용인, 안성, 여주, 광주, 양평), 충청남도(공주, 아산, 논산, 금산, 부여, 청양, 태안, 보령, 계룡), 충청북도(청주, 옥천, 영동, 충주, 진천, 음성, 단양), 전라남도(담양, 곡성, 구례, 해남, 완도, 영암), 전북자치도(고창, 김제, 완주, 정읍, 전주), 경상북도(구미, 영천, 경산, 김천, 상주, 예천, 안동, 의성, 청송, 포항), 경상남도(양산, 창원, 김해, 밀양, 의령, 창녕, 진주, 하동, 합천), 서울, 인천(강화), 대전, 대구, 세종 등이다.

기상청이 기후관측을 실시하는 지점 97곳 중 절반이 넘는 52곳에서 이날 9월 최고기온 신기록이 경신됐다. 강원 정선의 기온은 37.1도까지 올랐고, 최고기온이 36도를 넘어선 지역도 충남 금산과 대전 등 12곳에 달했다. 서울은 최고기온이 33.9도로 9월 기온 중 관측 이래 다섯번째로 높았다.

기상청은 11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르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10일 예보했다. 서울의 경우 10일과 11일 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관측 이후 9월 최고기온 신기록이 경신될 수도 있다.

기상청은 11일까지 대기 상층에 티베트고기압이 세력을 뻗친 가운데 중국 상하이를 향해 북서진하고 있는 제27호 열대저압부와 북태평양고기압 사이로 남동풍이 불면서 무더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바람이 산을 넘으면서 뜨거워지기 때문에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백두대간 서쪽이 더워진다.

11일 전국 주요 도시의 아침 최저기온과 낮 최고기온 분포는 서울 25~35도, 춘천 23~33도, 대전 25~34도, 광주 25~30도, 대구 24~32도, 부산 27~32도, 제주 27~31도 등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당분간 남부 해안과 서쪽지방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폭염은 12일부터 내리는 비로 인해 14일쯤까지는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에는 북쪽에서 찬 공기도 유입되면서 13일과 14일 낮 기온은 30도 아래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5~16일에는 티베트고기압이 재차 세력을 확장해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기온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남동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바람이 불어올 가능성도 있다. 추석인 17일부터는 기온이 내림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11일에는 충청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60㎜, 수도권과 강원권에는 30㎜ 안팎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10일부터 12일 사이의 예상 강수량은 북부를 제외한 제주 30~80㎜(중산간과 산지 최대 120㎜ 이상), 수도권·충남북부·충북북부 20~60㎜, 강원영서 10~60㎜, 제주북부·대전·세종·충남남부·충북중부·충북남부 10~40㎜, 강원영동·호남·영남 5~40㎜ 등이다. 제주에는 호우특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