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승진 탈락하자…기업 핵심기술 중국에 빼돌린 일당

정희영 기자(giraffe@mk.co.kr) 2023. 1. 2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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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로 사진 찍은뒤 빼돌려
특허 기술경찰, 檢 송치 첫 사례
[사진출처 = 연합뉴스]
반도체 제조 공정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하려 한 대기업·중견기업 전 직원 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기밀 자료를 열람하고, 개인 휴대전화로 사진을 촬영하는 방법으로 기술을 빼돌리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 대전지검은 반도체 웨이퍼 연마 관련 기술을 유출한 혐의 등으로 3명을 구속 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기술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해 용의자를 구속한 뒤 검찰에 송치한 첫 사례다.

특허청에 따르면, 주범 A씨는 임원 승진에 탈락하자 2019년 9월 관련 기술이 전혀 없던 중국 업체와 반도체 웨이퍼 연마제 제조사업을 함께 하기로 하고 회사에 계속 근무하며 중국 내 사업을 관리했다. 다른 회사의 연구원이었던 B씨 등도 중국 업체에 이직시키고, 2020년 5월엔 A씨 자신도 중국 업체에 사장급으로 이직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기업에서 퇴사하기 전 컴퓨터와 업무용 휴대전화를 활용해 내부망에 접속, 보안자료를 열람하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촬영하거나 피해 기업의 기술자료를 이용해 PPT를 만들어 중국 기업에 제공했다. 가장 적게 피해를 입은 기업도 약 1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특허청은 2022년 3월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로부터 일당에 대한 첩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4월 중국에 체류하던 C씨 등이 귀국하자 추적·잠복수사를 통해 소재지를 찾았고, 압수수색으로 증거를 확보했다. 이어 추가 공범을 확인해 전원 출국금지 조치했다. 같은해 12월 A씨 등 3명을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3명은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대전지검에 송치했고, 대전지검은 산업기술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모두 기소했다.

김시형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특허청 기술경찰은 기술 내용을 잘 알고 있어 유출된 기술이 핵심기술·첨단기술에 포함되는지와 유출되는 기술을 특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수한 반도체 연구인력이 해외로 이직해 기술유출의 유혹을 받지 않도록 이들에게 특허청 심사관으로 재취업하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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