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상법 후폭풍] 삼성전자 빠진 '분리과세' 오너일가에 희망고문? I 삼성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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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상법이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8월 25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 도입이 포함됐다. 기업의 배당성향을 높여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다. 고배당 기업의 주주는 종합과세 대신 낮은 세율의 분리과세를 적용받아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제도의 효과보다 '누가 혜택을 보게 되나'에 쏠린다. 특히 국내 시가총액 1위 인 삼성전자 주주가 과연 분리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가 최대 쟁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삼성전자는 현행 배당정책 기조로는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

배당세제 완화가 숨통…소액주주 동반 수혜 구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당초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될 경우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거론됐다. 이 회장은 매년 3500억원 가량의 배당소득을 올리며 지난해 기준 국내 최대 배당금 수령자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그 절반 가까운 1600억원을 세금으로 납부하며 실수령액은 약 1900억원 수준에 그쳤다.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이 회장의 세후 소득이 500억원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단순한 현금 유입 확대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삼성 오너 일가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에 대해 2026년까지 매년 5000억원 안팎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을 선언한 이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에서 받는 배당금과 일부 신용대출로만 이를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율 인하는 곧 상속세 재원 부담 완화로 직결된다. 절감되는 수백억원은 지분 매각 없이도 상속세나 향후 지배구조 방어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배당은 소액주주도 함께 혜택을 보는 구조다. 오너 일가 입장에서도 부(富)의 사적 유보가 아닌 배당을 통한 정당한 환원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과거 배당세제 인하가 '대주주만 이익을 본다'는 비판을 받았던 점을 일정 부분 상쇄한다. 실제 정부와 금융투자업계도 "지배주주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소액주주의 배당 몫도 늘어난다"며 분리과세의 순기능을 강조한다.

삼성전자, 분리과세 혜택에서 멀어진 이유

문제는 삼성전자가 제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은 두 가지다.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25% 이상이면서 최근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을 증가하는 기업에 한해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여기에 전년 대비 배당이 감소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도 붙는다.

삼성전자는 어느 쪽도 해당되지 않는다. 배당성향은 약 28.5%로 25% 요건은 넘겼지만 최근 3년간 총배당금은 연간 9조8000억원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3년 평균 대비 5% 이상 증가 요건을 충족하려면 10조원 이상 배당을 집행해야 하는데 반도체 업황 둔화가 장기화된 실정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배당성향 40% 이상 요건은 더 까다롭다. 삼성전자의 순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배당금을 14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려야만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은 투자 사이클이 큰 산업이다. 공정 미세화, 파운드리 설비 증설,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보수적 배당정책 때문만은 아니다. 금융·보험업종은 규제와 시장 요구로 배당성향이 높아 분리과세 적용이 쉽지만 반도체와 같은 제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투입이 불가피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결국 업종 간 차이가 제도 적용 여부를 가르는 셈이다.

삼성생명이나 삼성물산 등 일부 계열사는 배당 확대를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다. 삼성물산은 자사주 소각으로 이 회장의 지분율을 높였고 삼성생명은 중기적으로 배당성향 50%를 목표로 제시했다. 배당이 늘어나면 주가와 지배구조 안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그룹 전체 배당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빠지는 만큼 오너 일가의 현금흐름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 한 관계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모든 주주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만 놓고 유불리를 따질 문제는 아니다"라며 "실제로 이번 안건에 대해 업계 전반에서도 별다른 이견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요건을 보면 삼성전자가 충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현 시점에서는 직접적인 의미는 크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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