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경기친환경자전거페스티벌] 빗줄기 뚫고…남한강변서 '힐링·도전의 페달'

양강섬 내 가족·연인·동호회 운집
강우로 안전상 '패밀리코스'만 운영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행사 눈길

무더운 여름, 뜨거운 햇살에 잠시 숨을 고르듯 시원한 빗줄기가 내린다.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양강섬 일대를 촉촉이 적시며 아름다운 풍경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들었다.

지난 8일 '제8회 경기친환경자전거페스티벌'이 열린 양강섬 내 특설무대 앞은 이른 아침부터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 모인 참가자들로 떠들썩했다.

사전 접수를 통해 모집한 1000여명의 가족, 연인, 동호회인들은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아랑곳 않는 듯, 무대 주변에 마련된 정비존에서 마지막으로 자전거 상태를 체크하고 준비운동을 하며 라이딩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축제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마련된 '페이스페인팅'을 즐기는가하면, 힘차게 페달을 밟고 나아가는 모습이 담긴 '포토월' 앞에 서서 두 손을 높게 들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이날을 기념할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본격적인 라이딩에 앞서선 진기한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커다란 북을 신명나게 두드리는 '난타' 공연과 새소리를 연상시키는 오카리나 연주,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어전귀(61)씨의 3단 자전거 공연은 참가자들의 흥을 돋우며 축제 분위기를 한층 더 뜨겁게 만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당초 두 가지 코스로 구분해 각각 챌린지 코스(32km)와 패밀리코스(14km)가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강우로 인한 안전상의 이유로 보다 운행구간이 짧은 패밀리코스만 운영됐다.

예상보다 짧아진 라이딩에도 출발 선상에 선 참가자들의 모습은 실망감보단 기대감에 부풀어 오른 모습이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로도 막을 수 없는 즐거움과 설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 울려 퍼지고, 참가자들은 힘껏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남한강변을 따라 즐기는 경기친환경자전거페스티벌의 막은 그렇게 열렸다.


[둘만의 추억 만들기 라이딩 박현범-박성준 부자]

“라이딩 좋아하는 아들과 신청...대회 처음 참여하게 돼 떨려”

▲ 박현범(39)씨와 박성준(9)군의 모습.

이번 자전거페스티벌에는 유독 많은 가족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부모님과, 형제자매와 따로 또는 함께 동네에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즐기던 라이딩을 남한강변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즐기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충북 진천에서 온 박현범(39)씨 부자도 마찬가지다. 평소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는 첫째 박성준(9)군과 함께 페스티벌에 참가한 그는 세 명의 자녀 중에서도 성준군과 단 둘이서만 대회 참가를 신청했다.

박씨는 “인터넷에서 우연히 자전거페스티벌 소식을 접하고 유독 라이딩을 좋아하는 첫째 아들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참가 신청을 하게 됐다”면서 “한 자녀와 따로 오니까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초록색 개구리가 그려진 우비에 상어 캐릭터가 그려진 파란색 헬멧으로 완전 무장을 한 성준군은 “아빠와 평소에도 라이딩을 많이 해봤지만 대회에는 처음 참여하게 돼 떨린다”며 “비가 많이 오지만 재미있을 거 같다. 기대된다”며 첫 페스티벌 출전 소감을 전했다.


[동호회 하는 아빠의 첫 '가족' 라이딩 김현우씨 가족]

“연습 많이 한 만큼 즐기고 아이와 추억 많이 쌓았어요”

▲ 김현우(44)씨와 가족들의 모습.

서울 관악구에 거주 중인 김현우(44)씨는 인생 첫 '가족' 라이딩을 위해 양평을 찾았다.

회사에서 자전거 동호회에 15년 이상 참여하고 있는 그는 혼자서 라이딩을 할 수 있는 각종 대회를 참여해왔지만, 딸 주은(12)양과 나은(8)양도 함께 할 수 있는 온가족 라이딩 대회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대부분 성인 위주인 다른 대회들은 운행 거리도 길고 속도가 빠른데, 경기친환경자전거페스티벌은 가족끼리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다른 대회와 다른 장점”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대회가 많지 않은데 좋은 기회 같다”고 말했다.

아내 유영란(44)씨 역시 “비가 와서 아쉽긴 하지만 온가족이 참여하는 첫 대회라 기대가 많이 된다”며 “그동안 두 딸과 함께 자전거를 타며 연습도 많이 한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비소 사장님들의 '줄줄이 자전거' '기름쟁이 라이딩 가족']

온 가족이 탈 자전거 개조…“훨씬 힘 덜 들어가” 웃음꽃

▲ 지난 8일 양평 양강섬에서 열린 '제8회 경기친환경자전거페스티벌'에 참여한 원종만(42)씨와 가족들의 모습.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온 가족이 합심해 보다 특별한 라이딩을 즐긴 가족도 있다.

포천에서 정비소를 운영하는 원종만(42)씨는 5대의 자전거에 5명의 가족이 모두 탈 수 있도록 직접 자전거를 개조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하나의 자전거를 탄생시켰다.

“우리 가족은 늘 행복을 향해 나아간다”는 원씨는 아내와 둘이 페달을 밟을 수 있는 2인용 자전거 뒤로 첫째 지호(10), 둘째 지율(9), 막내 태호(7)군까지 세 남매가 모두 탈 수 있도록 어린이용 자전거 3대를 추가해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자전거를 만들었다.

원씨는 “처음에는 거의 둘이서만 페달을 밟아야 해서 힘이 들었는데 아이들과 자전거를 탄 지 3~4년이 지나다 보니 그 사이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커 페달을 밟는 힘이 좋아졌다. 전보다 훨씬 힘이 덜 들어간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함께 정비소를 운영하는 지인 가족과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며 '기름쟁이 라이딩 가족'이란 모임을 결성, 각종 대회와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자리를 참여하며 더욱 풍성한 추억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원씨네 가족과 함께 라이딩에 참여한 김예지(9)양은 “오빠랑 같이 두 발 자전거를 탈 때 넘어지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했어서 (이번 페스티벌에서) 잘 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그래도 아빠, 엄마와 자전거를 재미있게 타보겠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전진선 양평군수 “대한민국 대표 라이딩 축제로 발돋움”

자전거 레저 특구 걸맞은 대회
다시 찾고싶은 도시 조성 최선
▲ 지난 8일 양평군 양강섬 일대에서 열린 '제8회 경기친환경자전거페스티벌 in 양평'에서 전진선 양평군수가 앞으로 각오를 밝혔다.

“'양평'과 '경기친환경자전거페스티벌'이 국내 라이딩계를 선도하는 대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8일 양평에서 치러진 '경기친환경자전거페스티벌'이 많은 자전거 동호인의 관심 속에 성장해왔으며 자전거 문화의 저변확대에 일조해 '자전거 레저특구, 양평'에 걸맞은 영향력을 갖춘 대회로 점차 발전해왔다고 평가했다.

전국 최초의 자전거 레저특구인 양평을 위해 전 군수는 라이딩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전 군수는 “자전거 라이딩은 우리와 오랫동안 함께해온 대표적인 레저스포츠로서, 이제는 전국 라이딩가족 1340만명 시대를 맞이했다”며 “국내 자전거 라이딩족의 확산에 발맞춰 준비한 결과 지금의 양평은 '자전거 천국'이라 불린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군수는 대회 참가자들에게 “사람과 자연이 행복하고, 많은 매력이 넘치는 양평의 아름다운 전경도 만끽하시길 바란다”며 “대회가 끝난 뒤에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생태의 보고인 양평의 아름다운 풍경이 여러분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양평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평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스포츠 중심도시로서 생활체육 활성화 주민체육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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