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실내 건조, 곰팡이에 주의할 것

조회 4,6612025. 2. 7.

- 자연스러운 습도 조절 효과에 따른 부작용
- 가습과 제습의 적절한 균형이 중요

건조기가 없는 집에서는 겨울철 실내에서 빨래를 건조시키는 경우가 많다. 실내 습도를 유지하기 좋은 방법이지만, 곰팡이가 번식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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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낮은 기온과 함께 공기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두드러지는 변화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는 것이다. 건조기를 쓰는 가정만큼이나 여전히 직접 빨래를 건조시키는 가정도 많기 때문이다.

겨울철 건조한 실내 공기는 빨래를 빠르게 건조시킨다. 동시에 부족한 실내 습도를 높여주는 가습 효과도 줄 수 있다. 하지만 마냥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미디어 ‘더 컨버세이션’에 영국 버밍엄 대학교 면역학 교수가 기고한 글을 재구성하여 소개한다.

겨울철 실내 건조의 주의할 점

세탁물이나 젖은 옷을 실내에서 말릴 때, 가장 중요하게 따져봐야 할 것은 바로 ‘통풍’이다. 버밍엄 대학 면역 분야 교수인 레베카 A. 드러먼드 박사는 “통풍이 되지 않는 공간에는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다”라고 경고했다.

가구 등으로 가려져 있거나 햇빛이 잘 닿지 않는 실내 벽면에 검은색이나 녹색 곰팡이가 피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곰팡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의 포자를 지속적으로 방출하기 때문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곰팡이의 생장 조건은 시원한 온도와 높은 습도다. 겨울철 실내의 벽면은 내부 난방과 외풍의 영향을 받아 매우 쾌적하거나 그보다 좀 더 낮은 온도를 갖게 된다. 여기에 세탁물이 건조되면서 발생하는 습기가 공기 중으로 퍼지면 곰팡이가 번식하기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레베카 박사에 따르면 일반 가정에서 가장 흔하게 서식하는 곰팡이는 ‘페니실리움(Penicillium)’과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다.

페니실리움은 벽면 뿐만 아니라 음식물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과일이나 빵, 치즈에 곰팡이가 핀 모습을 본다면 높은 확률로 페니실리움이다. 일부 종은 대표적 항생제인 ‘페니실린’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독소를 생성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아스페르길루스는 곡물이나 흙, 썩은 식물에서 주로 발견된다. 일부 종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강력한 독소를 생산하는 종도 있기 때문에 곡물과 같은 식품류를 보관할 때 습기가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곰팡이 영향, 면역력 약하면 치명적

레베카 박사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의 면역 체계는 이러한 곰팡이 포자를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곰팡이 포자에 끊임없이 노출되더라도 폐포 내 면역 세포가 감염을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라도 사시사철 면역력이 튼튼하게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자칫 면역력이 약해지는 순간이 오면, 실내 공기에 퍼진 곰팡이 포자들은 즉각 해로운 영향을 끼칠 것이다. 천식 등 기저 질환이 있거나 만성적인 문제로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아스페르길루스와 같은 곰팡이는 면역 기능이 약해져 있거나 폐가 손상된 환자에게는 치명적이다. 천식, 낭포성 섬유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환자의 경우 곰팡이 노출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레베카 박사는 “극단적인 경우, 곰팡이 포자가 기도를 막아 폐 안쪽에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레베카 박사는 또한, 아스페르길루스가 최근 약물에 대한 내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통 ‘아졸’이라는 항진균제로 치료하는데, 여기에 대한 내성이 증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곰팡이의 내성 사례는 보통 약물을 장기간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발견된다. 하지만 집안에 곰팡이가 번식하면서 장기간 포자를 흡입한 경우에도 내성이 흔하게 발생한다는 것이 레베카 박사의 설명이다. 감염 진단을 받기도 전에 이미 항진균제가 듣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겨울철 실내 건조와 곰팡이 예방

몇 가지 실천 방법만 지키면 실내 곰팡이 번식을 어렵지 않게 예방할 수 있다. 첫째는 통풍이다. 세탁물을 실내에서 말릴 때는 가까운 곳에 창문을 열어 습기가 잘 빠지도록 해야 한다. 물론 평소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쁘지 않고 날씨가 좋다면 주기적인 환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에는 흔히 창문을 닫고 가습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적정한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은 좋으나, 때때로 과도한 습도가 유지될 때는 반대로 제습을 해줄 필요가 있다. 제습기를 사용하거나 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 겨울에는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아 커버를 씌워놓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 제습기도 따로 없다면 굵은 소금이나 베이킹 소다를 그릇을 담아 습기가 많은 장소에 놔두면 된다. 또는 활성탄이나 제올라이트와 같은 흡습 성질이 있는 제품을 사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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