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 ‘全大 300만원 돈 봉투’ 20개 전달됐다”

이세영 기자 2023. 5. 26. 17: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 봉투 20개가 모두 전달됐다고 파악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조사가 불발된 후 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뉴스1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 경선 캠프 관계자들이 3000만원을 10개로 나눠 2차례씩에 걸쳐(총 6000만원)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며 “수사팀은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된) 봉투 20개가 현역 의원들에게 다 전달된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이날 강래구씨가 2021년 3~5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윤관석·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과 공모해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현역 의원과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 세 갈래로 9400만원을 뿌리는 데 관여하는 등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로 강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지난달 12일 강씨를 비롯해 윤·이 의원 등을 압수수색하며 이 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한 이후 첫 기소다.

강씨의 공소장은 20장 안팎이라고 한다. 이번 공소장에는 강씨의 혐의 위주로 기재하느라, 현역 의원 등 돈 봉투 수수자들의 실명 등을 특정해서 적시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봉투 20개를 1개씩 현역 의원 20명이 나눠가졌는지에 대해선 “추가로 수사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의원 한 명이 300만원씩 든 봉투를 2개 이상 가져갔거나, 전달 과정 도중에 ‘배달 사고’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강래구씨가 2021년 4월 말 윤관석 의원의 금품 제공 지시·권유에 따라 현역 의원 제공 목적의 현금 6000만원을 윤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을 강씨의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6000만원 중에서 5000만원은 ‘스폰서’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조달했으며, 나머지 1000만원은 캠프 자금 등으로 마련했다는 것이다.

강씨는 또 같은 해 3~4월 지역본부장들에게 현금 50만원씩 들어있는 봉투 28개(1400만원)를 제공하도록 지시·권유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 돈은 이성만 의원과 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 강모씨가 각각 마련한 1000만원, 500만원에서 나왔다고 한다. 강씨는 그해 4~5월 ‘지역상황실장 상대로 선거 운동 활동비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말해 지역상황실장들에게 현금 50만원씩 들어있는 봉투 40개(2000만원)를 제공하도록 지시·권유했다는 혐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래구씨의 진술 태도에 대해 “대체적으로 본인이 한 행위에 대해선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강씨는 지난 8일 구속된 이후 거의 매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현대 민주주의에서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다양성을 담당하는 매개자이자 필수불가결한 존재”라며 “우리 헌법 제8조 2항에서도 정당은 그 목적과 조직,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당 내 선거 과정에서 금품 살포 행위는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선거에서 투표자의 의사를 왜곡한 것이다. 이는 선거 제도의 본질을 훼손하고 나아가 우리 헌법 질서의 근간인 민주주의의 존립 기반을 파괴하는 중대 범죄 행위”라며 “수사팀은 이런 혐의 내용의 엄중함을 고려해 향후 절차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