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2명으로 전세계의 모든 철강 산업을 먹여 살린다는'' 이 기술

1mm 접점으로 30초에 형상을 완성한다

스테인리스 요강 수제작은 금형과 맞닿는 면적을 단 1mm로 제한한 채, 800도 이상의 열과 압력을 동시에 제어해 전체 형상을 오차 없이 빚어내는 초정밀 성형 기술이다. 일반 프레스가 전체 면을 금형으로 눌러 일괄 성형하는 것과 달리, 이 방식은 최소 접점으로 재료를 유도하며 늘림과 유동을 동시에 제어한다. 고온에서의 변형저항, 스프링백, 두께 편차를 한 번에 상쇄해야 하므로 숙련 없이는 30초 안에 품질을 재현할 수 없다.

금형 대신 ‘손’이 설계하는 재료 유동

1mm 접점 성형의 본질은 재료 유동 경로를 장인이 실시간으로 ‘설계’한다는 데 있다. 금속의 결정립이 고온에서 연화되는 순간, 압력의 각도·속도·정지 시간을 미세하게 조절해 목 부분은 얇게, 바닥은 두껍게, 모서리는 균일하게 분배한다. 이때 윤활·산화막·표면 거칠기 변화까지 감지해 힘의 전달을 보정해야 두께 편차와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동일 금형이라도 사람의 손이 만든 유동맵이 품질을 가른다.

모방이 어려운 이유, 10년의 감각 데이터

중국이 기계 조건을 복제해도 품질 격차가 줄지 않는 것은, 변수의 수가 기계 매뉴얼을 넘어선 ‘감각 데이터’에 있기 때문이다. 가열 시간 1~2초의 차이, 유압 곡선의 미세한 완만화, 금형 접점의 온도 분포, 소재 코일의 열이력까지 누적 학습되어야 한다. 일본이 장인을 스카우트하려 했지만 실패한 이유도 노하우가 ‘설명 가능한 지식’이 아니라 ‘몸에 축적된 알고리즘’이기 때문이다. 이 감각을 안정적으로 재현하려면 최소 10년이 필요하다.

의료·위생 산업이 먼저 알아본 신뢰성

스테인리스의 가장 큰 미덕은 위생성과 내식성이지만, 형상 정밀도가 떨어지면 미세 틈이 생겨 세척·멸균에 치명적이다. 1mm 접점 성형은 이음·주름·미세 균열을 억제해 표면 결함을 최소화하므로 의료용 용기·기구에서 선호된다. 형태 일관성이 확보되면 용접·연마 공정을 줄이고, 내부 라디우스가 균일해 유동 세척과 건조 효율도 올라간다. 해외 의료기기 업체의 러브콜은 신뢰성의 지표다.

한국 스테인리스 생태계의 보이지 않는 허리

한국은 수저만 하루 2만 개를 12공정으로 뽑아내는 대량 생산 역량을 보유하지만, 가장 앞단의 ‘특수 성형’은 여전히 소수 장인이 지탱한다. 고난도 수제 성형이 금형 설계와 표준 공정에 피드백을 주고, 대량 공정의 불량 모드(주름·스프링백·오일 스테인)를 줄이는 기술 힌트를 제공한다. 즉, 장인의 수제작은 단순한 틈새 기술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품질 상한선을 끌어올리는 연구개발의 원천이다.

두 사람의 기술을 산업의 표준으로 키우자

지금 필요한 것은 기록·전수·표준화다. 장인의 공정 변수를 고속 열화상·힘 센서·음향 센서로 데이터화하고, 유압·온도·시간의 궤적을 디지털 트윈으로 모델링하자. 마이스터 과정과 현장 인턴십을 연결해 3년 차에 보조 성형, 7년 차에 독립 공정을 맡길 수 있는 단계형 커리큘럼을 만들자. 의료·위생·배관·푸드테크 기업과 공동 표준을 제정해 수요를 안정화하고, 장비사는 1mm 접점 성형 전용 금형·윤활·열관리 패키지를 상품화하자. 두 사람의 손끝에서 시작된 한국의 기술 자존심을 산업의 공통 언어로 확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