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TV'의 눈물…연매출 80조원 돌파했지만 영업익 후퇴

LG전자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3'에서 공개한 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2세대 제품들. 왼쪽부터 세탁기, 건조기, 듀얼 인스타뷰 냉장고, 후드 겸용 전자레인지(위), 더블 슬라이드인 오븐(아래).(사진=LG전자)

LG전자가 주력 사업인 가전과 TV에서 부진하며 2022년 연간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매출은 8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기록을 썼지만 이익이 줄어들며 빛이 바랬다.

LG전자는 6일 2022년 연간 매출 83조4695억원, 영업이익 3조547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6% 감소했다. 이날 발표된 수치는 잠정실적으로, 회사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해 예상한 결과값이다. 사업본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는다. 회사는 이달 27일 실적발표를 통해 사업본부별 세부 실적과 순이익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2년 연간 매출에서 신기록을 썼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주력 사업인 가전과 TV의 이익률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2022년 영업이익률 추이를 보면 1분기 5.6%, 2분기 5.4%, 3분기 3.1%로 점점 줄었다. 회사의 '잠정실적 설명자료'에 따르면 H&A사업본부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TV를 맡고 있는 HE사업본부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2022년 1분기에는 4.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는 적자로 돌아섰다. 2,3분기에 이어 4분기에는 적자폭이 더 커졌다.

LG전자가 주력 사업인 가전과 TV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고물가와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수요가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재고를 줄이기 위한 판매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이 늘었다. 원자재값이 상승했고 물류비도 증가했다. 가전과 TV를 주요 해외 시장에 판매하는 LG전자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회사가 미래 사업으로 낙점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자동차 부품(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H&A와 HE사업본부에 비해 매출 규모는 작지만 흑자를 이어갔다. 2022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0.4%로 출발했지만 2분기 2.5%, 3분기 4.1%로 증가했다. 4분기에도 완성차 업체의 주문 물량이 유지된 가운데 원재료에 대한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하지만 신규 생산법인 초기 운영비와 신규 수주 물량의 개발 비용의 증가로 흑자 폭은 전 분기 대비 줄었다.

모니터·PC·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등을 다루는 BS사업본부는 2022년 상반기에는 흑자를 냈지만 3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섰고 4분기에는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2023년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가전과 TV의 극적인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완성차 제조사들이 기존 내연기관 기반의 자동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가운데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도 지속되면서 VS사업본부의 활약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는 2023년 임원인사에서 H&A와 HE사업본부뿐만 아니라 VS사업본부 인력도 다수 승진자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전장 사업 육성 의지를 보였다.

조직개편에서는 VS사업본부에 전장부품 통합 운영·관리 역할을 수행하는 'VS오퍼레이션그룹'을 신설해 구매·생산·SCM(공급망관리) 역량을 강화했다. BS사업본부에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의 성장 가속화를 위해 'EV충전사업담당'을 신설했다.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