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기업 AX 열전] AI 매칭 고도화…일본 공략 가속 I 원티드랩②

/사진 제공 = 원티드랩

원티드랩이 AX 전문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존 채용 플랫폼 사업의 경쟁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일본을 전략 거점으로 삼아 AI 기반 채용 모델과 기업 진출 지원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인재·프리랜서로 매칭 사업 확장

원티드랩은 커리어 플랫폼 ‘원티드’를 통해 385만 명의 개인 회원과 3만6000여 개 기업 고객을 연결하고 있다. 플랫폼에 축적된 매칭 데이터는 1000만 건, 이용자 행동 데이터는 17억 건에 달한다. 회사는 이를 토대로 구직자의 경력과 지원 행동, 기업의 채용 이력을 분석해 적합한 인재와 일자리를 추천하고 있다.

핵심은 AI 기반 ‘채용 에이전트’다. 기존 채용 플랫폼이 공고 제공과 지원 중개에 집중했다면, 채용 에이전트는 지원자 탐색과 맞춤형 추천, 기업·구직자 간 소통 등 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무를 대신 처리한다. 원티드랩에 따르면 회사의 서류 합격률은 기존 대비 4배 높아졌고, 채용과 이직에 걸리는 기간은 평균 70%, 최대 90% 단축됐다.

정규직 채용에 집중됐던 인재 매칭 사업의 범위도 넓히고 있다. 원티드랩은 한국어와 외국어에 능통하면서 현지 비즈니스 문화와 실무 역량을 갖춘 ‘비즈니스 바이링구얼’ 인재를 확보해 기업에 연결하는 글로벌 인재 매칭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IT 프리랜서 매칭 서비스 ‘원티드긱스’도 인재사업을 넓히는 축이다. 기업이 프로젝트를 등록하면 AI와 전담 매니저가 적합한 프리랜서를 선별해 평균 12시간 안에 추천한다. 현재 8000곳 이상의 고객사와 3만8000명 이상의 IT 프리랜서 풀을 확보했으며, AI·AX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공급하는 통로로도 활용하고 있다.

원티드랩은 기존 인재사업과 AX 사업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기업 교육과 컨설팅 과정에서 업무 자동화 과제를 발굴한 뒤 AX 플랫폼 ‘엔노이아’를 공급하고, 추가 개발이 필요하면 원티드긱스를 통해 전문 인력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채용 데이터와 AI 솔루션, 프로젝트 인력을 묶어 기업의 AX 실행 과정 전반에 참여하겠다는 전략이다.

해외에서는 일본을 중심으로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원티드랩은 2017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2023년 현지 법인 원티드랩 재팬을 설립했다. 일본 채용 플랫폼 라프라스(LAPRAS)에 투자하고, 국내에서 검증한 AI 매칭 기술과 채용 운영 경험을 현지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다.

원티드랩이 일본에서 주목한 것은 채용 시장에 남아 있는 구조적 비효율이다. 일본은 경제 규모에 비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더디고, 인사·급여 등 일부 영역을 제외하면 여전히 사람이 직접 처리하는 업무가 많다. AI를 활용해 채용 비용과 업무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사업자에게는 그만큼 시장을 파고들 여지가 크다는 판단이다.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도 시장 진출의 기회 요인으로 봤다. 회사 측은 일본 정부가 2022년부터 5년간 10조 엔을 투자해 유니콘 기업 100곳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향후 스타트업 생태계 확대와 기업의 디지털 전환 수요가 AI 기반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 현지화로 일본 넘어 아시아 공략

다만 일본은 새로운 서비스의 수용 속도가 느리고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시장이다. 원티드랩은 단기간에 승부를 보기보다 고정비를 낮춘 채 장기간 현지에 머물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마련했다. 강철호 원티드 재팬 대표가 소규모 현지 법인을 이끌고, 서울 본사에는 일본인 직원을 배치해 현지와 본사의 소통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일본은 1년 안에 승부를 보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시행착오를 통해 시장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용과 파트너십, 조직 구조를 다시 설계했다는 점에서 가장 준비된 첫 해외 무대”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서는 헤드헌터 중심의 채용 구조를 기업과 구직자가 직접 연결되는 방식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티드랩은 1000만 건 이상의 합격 데이터를 학습한 AI 매칭 기술을 라프라스에 접목해 합격자 연봉의 35~40%에 달하던 기존 채용 수수료를 약 15% 수준으로 낮춘 모델을 선보였다.

이를 기반으로 라프라스가 출시한 ‘잡보드 플랜’은 출시 6개월 만에 기업 고객 200곳을 확보했다. 중개 단계를 줄여 채용 비용을 낮추면서도 AI를 통해 적합한 인재를 추천한 점이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강철호 원티드 재팬 대표 / 사진 제공 =  원티드랩

일본 사업은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원티드랩은 ‘문샷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핵심 인재 채용부터 법인 설립, 계좌 개설, 비자 상담, 사업 전략 수립까지 단계별로 지원한다. 현지 제조업·투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딥테크 기업의 기술검증과 사업화를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일본을 한·일 양국을 넘어 아시아의 인재와 기업을 연결하는 허브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거점을 기반으로 한국과 일본의 고급 연구개발(R&D) 인재와 양국 사업을 잇는 브리지 인재가 상호 이동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 HR 기업과 협력해 일본 내 중국 인재 수요와 중국 기업의 일본 진출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일본·중국을 잇는 인재·기업 네트워크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한·일 스타트업의 상호 진출을 지원하는 아시아 단위의 협력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강기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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