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발트해 가스관 공격 배후 의혹 일축..덴마크에 정보 제공 요청

크렘린궁 브리핑.."수리 시기 명확하진 않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에서 이번 주중 발생한 가스 누출 및 폭발 관련, 러시아가 사보타주(은밀한 파괴 공작) 의혹을 일축했다.

러시아 당국은 가스 누출 및 폭발 피해를 보고한 덴마크 당국에 상세 정보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을 수 있다'는 주장 관련 질문에 "뻔한 바보짓"이라고 일축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가 여기에 관심이 있겠느냐"며 "우리는 이미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 공급 경로를 잃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일축했다.

그는 "가스 누출은 우리에게(도) 큰 문제다. 노르트스트림 2개 라인 모두 가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라면서 "전체 시스템이 가스를 펌핑할 준비가 돼 있는데, 비싼 가스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고 관련 조사가 필요한데, 손상된 파이프라인을 수리할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폭발이 있었든 없었든 간에 어떤 주장을 하기 전에 조사를 기다려야 한다"며 "관련 정보는 덴마크와 스웨덴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덴마크 당국은 지난 26일 노르트스트림2 파이프라인의 가스가 발트해로 유출된 것을 확인한 뒤 보른홀름 섬 남동쪽 5해리 반경 내 선박들에게 조향을 요청했다.

이어 스웨덴 해양청은 27일 노르트스트림1에서도 2건의 가스 누출이 있다고 발표하고, 하나는 (해상) 스웨덴 경제 구역, 다른 하나는 덴마크 경제 구역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덴마크 군은 이 3건의 누출 사고 관련, 지름 1km에 달하는 바다 표면이 들끓어오르며 거품이 수면 위로 솟구치는듯한 모습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유럽연합(EU)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및 덴마크와 스웨덴, 폴란드, 독일, 노르웨이 등 개별 당국은 잇달아 '이번 가스관 누출과 폭발이 은밀한 공격을 의미하는 이른바 사보타주일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냈다.

노르트스트림은 발트해를 통해 독일과 러시아를 직접 잇는 해저 가스관이다. 노르트스트림1이 2012년 10월 운영을 시작했으며, 이어 노르트스트림2가 지난해 준공됐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제재로 승인 중단됐다.

러시아는 이달부터 노르트스트림1 가스 밸브 역시 잠그고 공급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러시아의 '몽니'로 인해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연합(EU)에 미국은 연내 150억m3 이상의 액화천연가스(EU)를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노르트스트림1의 연간 유입량이 550억㎥였던 점을 감안하면 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올겨울 유럽의 에너지 부족 사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 덴마크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덴마크 정부에 노르트스트림 손상 관련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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