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청률 8.5% 기록한 '우아한 가', 도파민 폭발시킨 통쾌한 사이다 미스터리

지상파와 대형 OTT 플랫폼이 수목극과 주말극 시장을 독식하던 구조 속에서, 2019년 방영된 MBN 16부작 드라마 '우아한 가'는 종편 채널 드라마 역사에 굵직한 궤적을 남긴 수작이다.
첫 방송 당시 2.7%라는 조용한 성적으로 출발했으나, 회차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며 무서운 상승세를 나타냈다.
결국 매회 최신 기록을 가아치운 끝에 최고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MBN 개국 이래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뻔한 재벌가 이야기라는 선입견을 깨부수고 시청자들에게 압도적인 도파민과 사이다 전개를 선사한 이 작품은 흥행 반전의 정석을 보여준 비평적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우아한 가'가 여타 재벌물과 획기적인 차별점을 갖는 지점은 국내 드라마 최초로 오너리스크 밀착 관리팀이라는 은밀한 조직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사실이다.
극 중 MC그룹의 위기관리 전담 부서인 TOP팀은 불륜, 폭력, 비리 등 재벌 일가가 저지르는 온갖 범죄와 스캔들을 법망 외부에서 은폐하고 조작한다.
배종옥이 연기한 한제국은 이 TOP팀의 수장이자 MC그룹의 실세로서, 냉철하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권력을 제어한다. 단순히 부를 다투는 재벌가 내부의 암투에 그치지 않고, 거대 기업의 추악한 이면과 진실 은폐 시스템을 정교하게 조명함으로써 극적 긴장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주인공 모석희 캐릭터는 막힌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일등 공신이다. 배우 임수향이 분한 모석희는 MC그룹의 유일한 재벌가 상속녀지만, 수동적으로 당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전형적인 비련의 여주인공 서사를 완전히 거부한다.
15년 전 어머니의 의문스러운 죽음 이후 미국으로 쫓겨나듯 떠났던 그녀는 독기와 주체성을 무기로 귀환해 가식적인 가문의 인물들과 정면으로 맞선다.
여기에 진중한 변호사 허윤도 역을 맡은 이장우가 합류하여 15년 전 살인 사건의 진실을 함께 추적해 나간다. 당당한 직설화법과 통쾌한 반격이 미스터리 추리극 형식과 맞물려 매회 거침없는 사이다 쾌감을 선사했다.

표면적으로는 출생의 비밀, 불륜, 권력 암투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 배치되어 있어 전형적인 통속극으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우아한 가'의 진가는 자극적 요소들을 촘촘하게 엮어낸 15년 전 살인 사건이라는 미스터리 중심축에 있다. 초반부에 던져진 복선들이 후반부로 갈수록 정교하게 회수되며 진범을 추적하는 서스펜스가 유지된다. .

거대 권력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두뇌 싸움과 속도감 넘치는 전개는 정주행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2.7%에서 출발해 8.5%라는 대역전극을 쓴 '우아한 가'는 탄탄한 대본과 배우들의 열연이 만들어낸 웰메이드 장르물의 가치를 명확히 입증했다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저작권자 ⓒ 필더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