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새 시즌이 시작됐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인기가 초절정에 달한 KBO리그답게 개막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크고 작은 소란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규칙부터 제도 개편까지 수많은 이슈가 한꺼번에 쏟아진 까닭이다. 이 때문에 경기 도중 “어, 뭐가 이렇게 빠르지?”, “이거 원래 아웃 아니었어?” 하고 당황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한 권으로 끝내는 KBO리그 개정판’이 준비돼 있으니. 2025시즌에 무엇이 왜 달라졌는지, 그리고 이 작은 변화들이 야구에 어떤 파동을 일으킬지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 봤다. 달라진 룰과 함께 한층 더 흥미로운 경기들이 펼쳐질 2025시즌. 제대로 알고 볼 때 더 재밌어지는 게 야구가 아닌가. 차근차근 짚어나가며 야구와 더 친해져 보자. (2월 23일 작성)
에디터 이지인 사진 삼성 라이온즈

#경기 운영 변화
가장 눈에 띄는 건 피치 클록(Pitch Clock)의 도입이다. 경기 진행 시간을 줄여 관중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이 제도는 지난해 시범 운영을 거쳤고, 다가올 시즌부터 정식으로 시행된다. 앞으로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땐 20초, 주자가 있을 땐 25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 역시 33초 내에 타석에 들어서야 하며, 타석당 타임아웃은 두 번까지만 가능하다. 포수는 피치 클록이 9초 이상 남았을 때 포수석을 벗어나 수비 사인을 보낼 수 있으며, 이때는 시간 계측이 멈춘다. 반대로 9초 미만이라면 심판에게 타임을 요청해야 한다.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느린 템포로 투구하던 투수들에게는 적응 과정에 다소 난관이 따를 것이라는 점. 또한, 경기 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팬들에게는 규정의 설득력이 부족할 수도 있겠다.
주자들의 행동반경도 달라진다. 스리 피트 규정이 개정되면서 주로(走路)의 좌측 범위가 기존 파울라인에서 파울라인 안쪽 흙 부분까지로 확대된다. 다만 주자가 내야 잔디를 밟고 뛰었다고 해서 무조건 아웃이 되는 것은 아니며, 잔디 위에서 야수의 송구를 방해했다고 심판이 판단하면 아웃이 선언된다. 지금껏 그라운드 안팎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숱하게 들려온 스리 피트 규정. 이번 개정으로 타자 주자들의 비교적 자연스러운 주루 플레이와 심판 판정의 일관성 제고를 기대해 볼 만하다.
연장전 운영 방식도 손봤다. 기존 12회까지 진행되던 연장전이 이제는 11회까지만 진행된다. 피치 클록 정식 도입으로 가중될 투수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방침이라는 것이 KBO의 입장이다. 무승부를 선호하지 않는 팬들에겐 다소 아쉬움이 남을지 모르는 결정이지만, 지난 시즌엔 연장전 59경기 중 46경기가 11회 이전에 종료된 바 있다. 생각보다 무승부가 양산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한번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괜찮을 듯.

혹서기 경기 개시 시각도 조정된다. 7, 8월 일요일 및 공휴일 경기 시작 시각을 기존 17시에서 18시로 늦췄다. 유난히 기승을 부린 더위로 선수와 심판 일부가 탈수 증세까지 일으킨 적이 있는 2024시즌. 이에 올핸 불필요한 체력 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여 안전을 도모하자는 게 취지다. 팬들 역시 온열 질환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만큼 관중들이 이전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혹서기에는 인조잔디 구장에서의 경기도 배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울산 문수 야구장에서 폭염으로 인해 경기가 취소된 사례를 고려한 것으로, 상대적으로 시설이 낙후된 구장에서 뛰게 될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줄이려는 의도다.
올스타 휴식기도 다시 늘어난다. 2019년부터 7일로 유지되던 휴식기가 지난해 4일로 축소됐지만, 선수들의 피로도를 걱정하는 현장 불만을 수용해 6일로 재조정됐다. 이벤트 경기로 인해 선수들이 컨디션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후반기 경기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후반기는 7월 17일 목요일에 개막하며, 후반기 첫 시리즈는 4연전으로 편성된다.
포스트시즌 경기에는 더 이상 노게임과 강우 콜드가 적용되지 않는다. 우천 시에는 서스펜디드 경기 규정만 적용돼 중단될 당시 상황이 그대로 보존됐다가 편성된 일자에 재개된다. 또한, 한국시리즈 진행 구장 배정 방식이 1위 팀 기준 2(홈)-2(원정)-3(홈) 체제에서 2(홈)-3(원정)-2(홈) 체제로 바뀐다.
#주목! 퓨처스리그
퓨처스리그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찾아온다. 올해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이 시범적으로 도입되기 때문. 이는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에만 의존하던 체크 스윙 판정을 더욱 객관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결정이다. 판독 기회는 팀당 2회가 주어지며, 연장전에 진입하면 1회가 추가된다. 만약 판정이 번복되면 판독 기회는 차감되지 않는다.
퓨처스리그의 인기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시즌 막바지, 남부 리그 1위 팀과 북부 리그 1위 팀이 단판으로 맞붙어 우승을 결정하는 챔피언 결정전이 신설되는 것. 퓨처스리그를 향한 관심도를 높이고, 선수들에게도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나둘 모일 작은 관심들이 자라나는 유망주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길.
#이 외에도
팬들에게 피부로 와닿지 않지만, 경기에 분명히 영향을 끼칠 부분도 있다. 더그아웃 출입 인원이 기존 9명에서 10명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추가된 1명은 QC(퀄리티 컨트롤) 코치 또는 전력 분석 코치로 한정된다. 또한, KBO 기념상에 감독상 부문을 신설해 정규시즌 500승 이상을 기록한 감독에게 기념상을 수여한다. 여기에, 매년 기자단 투표를 토대로 ‘올해의 감독상’ 시상도 진행할 예정으로, 수상자는 연말 시상식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된다.
사직 구장의 외야 펜스 높이는 기존 6m에서 5m로 조정됐다. 손호영, 윤동희, 전준우 등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는 만큼 홈런 수 증가를 노려볼 법하겠다. 다만 이는 팬들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조치기도 한데, 기존 펜스가 관중석의 시야를 가려 경기 관람에 불편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변화는 선수들만큼이나 관중들에게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듯하다.
이처럼 2025 KBO리그는 여러 개편안을 들고 시즌에 돌입한다. 초반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느 분야든 발전을 위한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은 필수불가결한 법. 잠깐의 낯섦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해 본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스포츠, 야구. 새로운 규칙과 함께 본격적으로 즐겨볼 차례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68호 (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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