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텀블러' 든 전두환이 모델?… 스타벅스, '극우의 상징' 되나

이소라 2026. 5. 2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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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 파문' 스타벅스 불매 확산 중에
극우 누리꾼들, '스벅 지지' AI 이미지 유포
"애국우파 스벅" "좌파청정지역" 표현까지
무분별 조롱·광주 희생자 2차 가해 등 우려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스타벅스의 합성 이미지. 전씨가 '탱크데이' 이벤트로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는 스타벅스 커피를 홍보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극우 성향 누리꾼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엑스(X) 캡처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롱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 파문이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되레 스타벅스를 지지하는 듯한 온라인 게시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극우 성향 누리꾼들이 이런 내용을 담은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와 영상 등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마치 극우 세력의 상징이자 놀이터인 것처럼 다뤄지면서, 이번 사태는 부적절 마케팅 논란을 넘어 이념적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무분별한 '5·18 조롱 콘텐츠'와 '스타벅스 응원 글'이 확산함에 따라, 광주 희생자 및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극우 성향 누리꾼이 만든 인공지능(AI) 생성 영상. 전두환 전 대통령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며 "맛 좋다"고 말하고 있다. 엑스(X) 캡처

스벅 홍보하는 전두환… AI 합성 이미지 기승

20일 엑스(X) 등 다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5·18 가해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과 스타벅스 제품을 합성한 AI 영상과 이미지 여러 건이 확산했다. 스타벅스 텀블러를 든 전씨가 커피를 마신 뒤 "맛 좋다. 광주는 하나의 총기를…"이라고 말하며 웃는 모습을 담은 AI 생성 영상이 대표적이다. 과거 전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라고 발언한 사실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타벅스의 홍보 포스터에 전씨를 합성한 이미지도 온라인에 공유됐다. 스타벅스 머그를 들고 있는 전씨의 왼쪽에 '일상의 좋은 습관, 스타벅스'라는 홍보 문구를 기재한 포스터였다. 배경은 물론 스타벅스 매장이었다.

스타벅스 캐릭터를 태운 탱크가 중국·북한 국기를 든 악마 형상의 사람들을 짓밟고 있는 모습을 연출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20일 온라인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극우 성향 누리꾼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스레드 캡처

스벅 탱크에 애국기 합성… 스벅 공개 지지까지

스타벅스 캐릭터를 태운 탱크가 중국·북한 국기를 든 악마 형상의 사람들을 짓밟는 이미지도 등장했다. 또 '돈쭐'('돈'과 '혼쭐'을 합성한 속어·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기업에 착한 소비로 보답한다는 의미)을 내주겠다며 스타벅스 로고를 애국기와 합성한 이미지도 나왔다. 여기엔 '애국우파 스타벅스' '좌파청정지역' 등 표현도 담겨 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선 스타벅스 유니폼을 입은 게임 캐릭터들이 '우리가 스타벅스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이미지도 포함돼 있었다.

단순한 '유희'는 아니다. 스타벅스 커피를 구매한 인증사진, 스타벅스에 정치적 색채를 입히며 공개 지지하는 극우 세력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해당 누리꾼들은 "아침인데 스타벅스 샌드위치 먹고 출근한다. 멸공" "오늘도 스타벅스 한 잔" 등의 응원 글을 남기고 있다. 실제 행동으로 발현되고 있다는 얘기다.

20일 온라인에 퍼지고 있는 극우 성향 게시물. 5·18 민주화운동 모욕 논란에 휩싸인 스타벅스를 '돈쭐('돈'과 '혼쭐'을 합성한 속어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기업에 착한 소비로 보답한다는 의미) 내주겠다'며 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레드 캡처

스벅 '막장 마케팅' 비판이 대다수… "불매" 목소리도

다만 대다수 누리꾼은 극우 세력의 이 같은 행동과 스타벅스코리아의 '막장 마케팅'을 비판하고 있다. SNS에선 "굳이 스타벅스 구매를 인증하는 사람들은 뇌가 비었나"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스타벅스코리아에) 소송 걸어야 한다" 등과 같은 게시물이 끊이지 않았다. '스타벅스 불매운동 동참' 목소리도 이어졌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5·18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일인 지난 18일, 텀블러 할인 판매 이벤트를 하며 '탱크데이'로 명명했다.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사용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1월 경찰의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를 한꺼번에 조롱했다는 비난이 빗발쳤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경질한 뒤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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