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악 원전사고 났던 스리마일, 원전 다시 돌린다
MS 데이터센터에 20년 전력 공급
“경제성 떨어져” 가동 멈춘 후 9년 만
미국에서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스리마일 섬(Three Mile Island) 원전이 다시 가동에 들어간다. 전기차 보급이 늘고 인공지능(AI) 발달로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가동을 멈췄던 원전까지 되살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에 있는 스리마일 섬 원전 1호기의 상업용 운전을 2028년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2019년에 가동을 중단한 후 9년여 만이다. 콘스텔레이션은 1호기 재가동을 위해 16억달러(약 2조13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스리마일 섬 원전은 1979년 3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불리는 원자로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다. 당시 냉각수 공급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2호기 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내렸다. 사고 이후 건물 내 방사능 수치가 정상 수치의 1000배까지 올랐지만, 다행히 주민 10만여 명이 긴급 대피하면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2호기는 가동을 중단했고, 소유업체인 에너지솔루션즈가 해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가동이 재개되는 원자로는 사고가 발생했던 2호기와는 다른 1호기다. 1호기는 사고 이후에도 꾸준히 상업용 전력 생산을 지속해왔지만 2019년 천연가스·재생에너지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가동이 중단됐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크게 늘고, 전력 수요도 폭증하면서 ‘저탄소 고효율’ 에너지원인 원전에 대한 수요가 세계적으로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다시 가동되는 원전 1호기는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콘스텔레이션은 MS와 20년간 전력 공급을 위한 독점 계약을 맺고,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 전체를 MS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컴퓨팅 및 인공지능(AI) 시스템 구동을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이번 계약으로 2028년 이후 20년간 저탄소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 콘스텔레이션이 해당 지역 전기요금에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 도밍게즈 콘스텔레이션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정은 원자력이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자원으로 재탄생하는 가장 강력한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와의 20년 장기 전력 공급 계약 체결 호재로, 미국의 최대 원자력 발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EG) 주가는 이날 상장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 미국 증시에서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전날 대비 22% 상승한 254.98달러에 마감했다. 2022년 2월 상장 이후 최고가다. 시가총액이 100조원이 넘는 큰 기업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올 들어서만 주가가 120%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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