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함동’참모본부, ‘국가’교통부… 2차특검 수사 발표문 곳곳에 오류

“내란 세력과의 전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던 2차 종합특검이 지난 24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언론에 배포한 37쪽짜리 수사 결과 문건에서 오류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기소 날짜와 사건 관련자 이름, 직책, 국가기관명, 법률명, 죄명 등 20여 곳에서 오류가 있었다. 법조계에서는 26일 “자극적인 정치적 발언을 쏟아낸 특검이 수사기관 본연의 업무는 수준 이하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차 특검은 수사 결과 문건에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연루된 ‘블랙리스트’ 사건 처리 결과를 설명하며 나승민 전 방첩사 신원보안실장을 ‘피고인’이라고 표기했다. 2차 특검은 나 전 실장이 수사에 협조했다며 기소유예 처분해 법적 지위가 ‘피의자’ 상태로 사건이 종결됐다. 그런데도 피고인으로 잘못 쓴 것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단순 오타로 보이지 않는다”며 “기소 여부에 따라 구분되는 피의자와 피고인의 차이도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사건의 경우 기소 날짜도 맞지 않았다. 2차 특검은 포고령 위반자 수용 공간을 확보한 혐의 등으로 기소한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과 관련해 ‘사건 처리 현황’에는 공소 제기일을 8월 12일로 적어 놓고, ‘개별 수사 보고’에서는 8월 7일이라고 기재했다. 실제로 신 전 본부장이 기소된 날짜는 8월 7일이다. 2차 특검은 이은우 전 KTV 원장은 8월 11일 내란 선전 혐의로 기소했는데, 특검 문건에는 기소 날짜가 8월 19일로 돼 있다.
국가기관명과 이름, 직책 관련 오류도 수두룩했다. 2차 특검은 고(故) 채 해병 사망 사건 관련 문연철 전 730방첩부대장의 이름을 ‘문영철’로 표기했다. 2차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이전 비리와 관련해 기소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을 ‘국가교통부 제1차관’으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과거 명칭인 ‘수경사령관’으로 적었다. 현재 사라졌거나 있지도 않은 직책을 대국민 공표 문서에 넣어 외부에 알린 것이다. 특검은 또 해양경찰의 내란 가담 의혹 사건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합동참모본부’를 두 차례 ‘함동참모본부’로 표기했다.
법률가라면 틀릴 수도, 틀려서도 안 되는 죄명과 법률명에도 오류가 있었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공식 약칭은 ‘청탁금지법’이다. 그런데 2차 특검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 무마 의혹으로 기소한 검사에게 적용한 죄명을 ‘부정청탁방지법 위반’이라고 적었다. 또 감사원 간부 손모씨의 죄명도 형법 127조의 ‘공무상비밀누설’이 아닌 ‘공무상기밀누설’이라고 적었다.
이 밖에도 2차 특검은 특검법이 올해 1월 27일 제정된 뒤 7월 21일 인력 보강 등을 위해 한 차례 개정됐는데, 수사 결과 문서에는 이 법이 1월 27일 개정됐다고 적어놨다. 군 정보기관인 방첩사는 보안사, 기무사, 안보지원사로 기관명이 변경돼 왔는데, 특검은 방첩사를 ‘보안사·기무사·안보지원사의 전신’이라고 표기했다. 2차 특검은 2024년 치러진 제22대 총선을 ‘제24대 총선’이라고 썼다. 차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기관인 특검의 공식 문서라고 보기 힘든 수준”이라며 “이런 특검이 수사는 제대로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2차 특검이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 파견 검사 명단을 준비했다며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기소한 것을 두고는 무리한 수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검은 앞서 대검찰청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241203 계엄 수사팀(후보)’이라는 문건을 근거로, 심 전 총장을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2024년 12월 3일 계엄 선포 직후, 심 전 총장이 계엄사 합수본에 파견할 검사 명단을 작성하게 했다는 게 특검 시각이다.
그러나 심 전 총장 측은 이 명단이 합수본 파견용이 아니라, 비상계엄의 위법 여부를 수사하기 위해 구성할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참여할 검사 명단이었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대검은 계엄 해제 이틀 뒤인 12월 6일 해당 명단에 들어 있는 검사들이 대거 포함된 특별수사본부를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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