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가방 기부, ‘새활용’해서 쓰기… 우리들의 환경일기 [위크&인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인천시민들
친환경 음식 소비하고 다회용컵 사용
“커피 한 잔도 기왕이면 무해한 걸로”

기후 위기 위협이 매년 커지고 있어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이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지구를 지키고 있는 인천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4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옥순(59)씨가 손님들에게 비닐봉투 대신 제공하는 종이가방을 계산대 위에 펼쳐 보였다. 2024.6.4/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 비닐봉투 대신 기부받은 종이가방을…

지난 4일 인천 남동구 한 편의점 계산대 옆에는 비닐봉투가 아닌 종이가방이 잔뜩 쌓여 있었어요. 이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옥순(59)씨는 손님들에게 비닐봉투 대신 종이가방에 물건을 담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2년 전 인근의 제로웨이스트 가게 ‘소중한 모든 것’을 운영한 한소영(36)씨가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서 수거한 종이가방을 편의점에 줄테니 비닐봉투 대신 사용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해요.

한씨가 미추홀구로 가게를 옮긴 이후에는 김씨가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에게서 종이가방을 얻어오고 있답니다. 돈을 내고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어 손님들의 반응이 무척 좋다고 하네요.

김씨는 “손님에게 비닐봉투를 줄 때마다 일회용품을 버리는 기분이 들어서 속상했는데 비닐봉투 대신 종이가방을 손님에게 주기 시작하면서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게 돼 보람차다”고 말했습니다.

■ 지역주민과 함께 실천하는 다회용컵 사용하기

인천에서 가장 처음으로 제로웨이스트 마켓을 운영했다는 한씨는 남동구에서 미추홀구로 가게를 옮기면서 이름을 ‘컵둥지’로 바궜어요. 그리고 친환경 제품과 함께 우유, 버터, 계란 등을 이용하지 않은 비건 음료와 빵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씨는 “생각보다 비건 음식도 맛있네요!”라며 미소 짓는 손님들을 만날 때마다 뿌듯하다고 합니다.

그는 가게를 지역사회에 친환경 문화를 전파하는 ‘실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이곳은 손님에게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제공하고, 다시 방문한 손님에게 다 쓴 컵을 돌려받고 있어요. 또 주민들에게 폐전선, 폐건전지를 받아서 전문 재활용 업체에 주고 있답니다.

이곳은 또 친환경 문화를 퍼트리는 역할도 합니다. 한씨는 지난해 인천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친환경 교육 여행’의 가이드를 맡아 학생들과 함께 수도권 매립지, 자원순환 시설 등을 견학했대요. 그는“지역사회에 재활용 문화와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 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4일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마켓 ‘컵둥지’에서 이곳을 운영하는 한소영(36)씨가 손님들에게 비건 문화와 재활용 방식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4.6.4/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 지구를 지키는 현명한 선택 ‘유기농 커피 원두’ 카페

인천 연수구에 사는 박해정(50)씨는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는 주로 ‘우리동네 봄날’이란 이름의 카페를 방문한다고 합니다. 이곳은 토지를 오염시키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커피 원두만 사용한다네요. 또 용기가 필요 없는 고체 형태의 샴푸와 치약, 대나무 칫솔, 삼베 행주 등 친환경 제품도 판매하고 있었어요.

박씨는 최근 커피와 함께 면 손수건을 구매했습니다. 휴지와 물티슈를 적게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그는 “기왕이면 환경을 지키는 커피를 마시고 환경을 보호하는 물건을 사려고 노력한다”며 “최근에 이곳에서 종이로 된 그릇을 샀는데 플라스틱보다 쉽게 분해되는 친환경 제품인 데다가 생각보다 그릇이 튼튼해 만족스럽다”고 했어요.

4일 인천 연수구에 있는 카페 ‘우리동네 봄날’ 벽면에 친환경 제품이 전시돼 있다. 2024.6.4/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 쓸모없는 물건 사지 않을래요

인천여성민우회는 의류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올해 ‘지속가능한 패션문화’ 사업에 나섰습니다. 찢어지거나 단추가 떨어진 옷, 유행이 지난 옷 등을 버리지 않고 수선해 모자·가방 등으로 ‘새활용’한다고 해요.

회원들은 유행에 따라 값싼 옷이 대량 생산되고 빠르게 버려지는 ‘패스트 패션’에 따르지 않겠다고 다짐했답니다. 대신 오랫동안 입을 수 있도록 튼튼하고 친환경 소재로 된 옷을 필요한 만큼 구입하는 ‘슬로 패션’을 다 함께 실천하겠다고 하네요.

인천여성민우회 이든(활동명·55)씨는 “빠르게 바뀌는 유행에 따라 옷들이 대량 생산되고 또 금방 쓰레기가 돼 지구에 쌓이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다”며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현명하게 의류를 소비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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