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억원 차입금’ 만기 상환 실패 JTBC, 자산·채권 동결

이태준 기자 2026. 6. 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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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무리한 스포츠 중계권 독점 계약·광고 수익 급감
사옥 매각 출구전략도 실패…단기 채무 감당할 현금 부족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6월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열린 JTBC 등 중앙그룹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회생 절차 개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낭독하고 있다. ⓒ 연합뉴스

JTBC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지 나흘 만에 법원이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 5개사의 자산과 채권을 일제히 동결했다. 206억원의 만기 채무를 갚지 못한 것이 도화선이 됐고, 사태는 그룹 전체로 번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정준영 법원장)는 전날 중앙그룹 지주사 중앙홀딩스를 비롯해 JTBC·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중앙피앤아이에 대한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보전처분은 회사가 회생절차 개시 결정 이전에 자산을 처분해 특정 채권자에게 편파적으로 변제하지 못하도록 막는 조치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이와 반대 방향에서 작동한다. 채권자들이 강제집행·가압류·경매 등의 방식으로 회사의 주요 자산을 선점하지 못하도록 채권 자체를 동결하는 것이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12일이다. JTBC는 이날 총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 만기 상환에 실패하며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틀 뒤인 14일에는 중앙홀딩스·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중앙피앤아이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15일에는 JTBC도 뒤를 따랐다. 중앙일보는 회생 신청 대신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택했다. 회생법원은 5개사 신청 사건을 모두 회생2부에 배당해 하나의 재판부가 일괄 심리하도록 했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신청 접수 후 채무자 또는 그 대표자를 심문해야 하며, 재판부는 조만간 심문 기일을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 배경으로는 무리한 콘텐츠 투자와 대형 스포츠 중계권 독점 계약이 꼽힌다. JTBC는 계열사 피닉스스포츠를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과 북중미 월드컵 국내 중계권을 독점 계약했다. 피닉스스포츠는 콘텐트리중앙이 지분 59.4%를 보유한 자회사로, 해당 중계권 확보에 약 1억2500만 달러(약 1900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와의 경쟁 과정에서 대형 중계권 계약으로 비용 부담이 누적된 데다, 미디어 시장 침체와 OTT 확산으로 광고 수익마저 급감했다. 수년간 쌓인 영업손실로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중계권료 지출이 이어지면서 유동성은 급격히 고갈됐다.

돌파구로 선택한 건 사옥 매각이었다. 중앙그룹은 서울 마포구 소재 중앙일보·JTBC 빌딩과 경기 고양시 일산 스튜디오 등 총 55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며 코람코자산신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최종 거래 완료 시점이 8월 말로 예정되면서 단기 유동성 위기를 방어하기엔 시간이 맞지 않았다. 실사와 세부 조건 협의에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구조였던 탓에, 6월 중순 만기가 도래한 단기 채무를 감당할 현금이 부족했던 것이다.

JTBC의 디폴트 직후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등급을 낮췄다. NICE신용평가는 JTBC의 장기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CCC로, 단기 등급은 A3에서 C로 강등했다. 중앙일보의 장기 신용등급도 BBB(부정적)에서 BB-로 내려갔으며, 인쇄·유통 계열사 중앙일보엠앤피의 단기 등급 역시 A3에서 B-로 조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그룹 합산 총 차입금은 2조8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코스피 상장사인 콘텐트리중앙은 JTBC의 월드컵 중계권 수혜 기대감으로 디폴트 당일인 12일 주가가 12.5% 급등했지만, 이틀 만에 회생 신청 소식이 전해지며 상황이 역전됐다. 이번 회생 신청에 이름을 올린 메가박스중앙은 콘텐트리중앙 연결 자산총액(2조4909억원)의 35.76%(8907억원)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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