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故 제임스 칸, '대부'에서의 '소니' 연기를 잊을 수 없다

2022. 7. 8. 16: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화 '대부'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배우 제임스 칸(James Caan)이 별세했다.

1990년 스릴러 영화 '미저리'에서도 광기 어린 팬에게 시달리는 작가 폴 셸던를 맡아 명연기를 펼쳤지만, 그래도 '대부'에서의 소니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제임스 칸은 1972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명작 '대부'에서 마피아 가문 '돈 비토 콜레오네'(말론 브란도)의 장남인 '산티노 소니 콜레오네' 역할을 맡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영화 ‘대부’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배우 제임스 칸(James Caan)이 지난 6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나는 이 분을 항상 ‘대부’ 마론 브란도의 장남 ‘소니’로 기억한다. 1990년 스릴러 영화 ‘미저리’에서도 광기 어린 팬에게 시달리는 작가 폴 셸던를 맡아 명연기를 펼쳤지만, 그래도 ‘대부’에서의 소니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제임스 칸은 1972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명작 ‘대부’에서 마피아 가문 ‘돈 비토 콜레오네’(말론 브란도)의 장남인 ‘산티노 소니 콜레오네’ 역할을 맡았다.

소니는 성격이 워낙 직선적이고 과감하고 다혈질이라 상대 패밀리의 도발을 참지 못한다. 한 대 맞으면 서너대를 때려준다. 복수가 복수를 낳는 악순환의 고리. 사실 돈 콜레오네가 남긴 명대사인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 먹혀들려면 소니 같은 무서운 참모가 필요하다. 그래서 소니는 항상 탓타리아 등 라이벌 마피아들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된다.  

소니 일행이 탄 차가 고속도로 톨게이트로 들어서는 순간 톨게이트 부스에서 라이벌 마피아 조직원들의 기관총 난사로 소니가 사망하는 모습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갱들이 소니와 차를 벌집으로 만들었다. 아마 한 사람을 죽이려고 총을 300발 이상은 쏜 것 같다. 소니는 그중에서 수십발을 맞고 사망했을 것이다.

지장(智將)이라기보다는 용장(勇將)에 더 가까운 소니의 모습을 청소년 시절 영화로 접하면서 남자다움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됐다. 주윤발을 멋있는 남자로 만들어준 오우삼 감독의 홍콩 누아르 ‘영웅본색’(1986)보다 더 그럴듯한 ‘마초’이자 ‘싸나이’였다. ‘영웅본색’은 ‘대부’에 비해 영화적 느낌이 더 많이 났다.

큰 아들 소니는 자신의 화를 주체하지 못한다. 절제하지 못한다. 여자 문제에도 마찬가지다. 대학을 졸업한 동생 마이클(알 파치노)을 약골이자 겁쟁이라고 여기며 철저하게 보호해줘야 할 대상으로 파악한다. 이 점에서 필요할 때에만 냉혹하고 잔인해지는 세째 아들 마이클과 1933년부터 몇몇 주에서 금주법이 해제되면서 이제 마피아 패밀리도 힘이 아닌 머리를 써야 한다는 양아들 톰 하겐(로버트 듀발)과 비교된다.

종합적인 사고와 판단이 요구되는 아버지 ‘돈 비토 콜레오네’(말론 브란도)는 패밀리의 후계자로 이미 1945~47년 당시 조직의 운용방식과 어울리는 셋째 아들인 마이클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소니가 그런 꼴을 안보고 차라리 죽음으로 처리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자칫 조카와 동생들을 죽이고 왕이 된 수양대군(세조)을 지지하고 장수한 수양대군의 큰아버지 양녕이나 후계자가 되지 못한 재벌의 장남 같은 존재가 됐을지도 모른다.

제임스 칸은 ‘대부’에서 아버지 역의 말론 브란도와 동생인 마이클로 나온 알 파치노의 존재감에 묻히지 않았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돈 콜레오네의 막내딸 코니와 카를로의 초호화 결혼식이 열린다. 소니가 하객들의 차 번호를 일일이 적는 FBI와 취재하러온 신문기자의 카메라를 다 부셔버리고 지갑에서 지폐를 뿌려대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그는 집안문제를 가장 확실히 정리하는 해결사지만, 항상 복수라는 분쟁의 씨앗을 남겼기 때문에 ‘대부’를 더욱더 긴장감 있게 볼 수 있었다.

여동생 코니가 남편에게 맞아 얼굴에 멍이 든 모습을 본 소니가 흥분해서 길거리에서 카를로를 두들겨패는 장면은 정말로 숨 죽이며 봤다. 무서웠다. 이런 오빠를 둔 여동생의 심정은 어떨까?

제임스 칸은 1940년 미국에 이민 온 독일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대부’에서의 열연으로 명예 이탈리아인급 대우를 받아왔다. 모두 명연기 덕분이다. 그는 ‘뜨거운 우정’(1971) ‘갬블러’(1974) ‘도둑’(1981) ‘엘프’(2003) 등에서도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나이가 들면서 샤프한 맛보다는 후덕한 할아버지 느낌으로 다가온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

wp@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