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작가 작품 ‘올림픽의 도시 파리’ 간다
장애인의 예술적 잠재력을 개발하고, 다양한 전시와 국제 교류를 통해 장애인 예술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예술로 장애인들이 사회에 참여하고 또 비장애인과 함께 동등한 권리와 복지를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사)장애인과오대륙친구들(이사장 지기룡)의 이야기다. 이들이 지구촌 최대 스포츠 현장인 파리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에 맞춰 오는 9월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전세계 발달장애 화가들의 합동 전시로 꾸며질 5대륙 발달장애 화가 전시인 ‘아트패러(ArtPara) 파리 2024’가 그것, 전시는 OECD 한국대표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롯데문화재단, 나주시, 그리고 일본 X-PLUS의 후원을 받는 가운데 오는 9월 2일부터 열흘 동안 파리 OECD본부에서 전세계 30개국 80명의 발달장애 화가의 작품 100점이 선보인다.
아트패러의 ‘패러’(Para)는 ‘옆에, 나란히, 함께’라는 의미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예술과 치유가 어우러지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1><@2>이번 전시회의 주제인 ‘빛을 발하라’(Brillons Ensemble, Shine Together)는 인간 본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담아낸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작품이 세상에 빛을 발한다는 의미다.
특히 세계 각국 발달장애 화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 여는 이 전시회는 아트패러가 유일하다. 2017년 제네바 유엔 사무국을 시작으로 2018년 평창과 파리 UNESCO 본부, 그리고 올해 1월 강원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아트패러 기획자인 김근태 작가는 “발달장애 화가들의 작품엔 세상을 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선이 담겨 있다”며 “이들의 그려낸 빛처럼 아름다운 작품들을 패럴림픽 축제를 찾는 세계 시민들에게 선보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시각과 청각 장애를 가진 김 작가의 작품 20여점도 함께 출품된다.
장애인과오대륙친구들은 오는 2026년 밀라노 동계 패럴림픽을 비롯해 2년마다 열리는 하계와 동계 패럴림픽에 맞춰 아트패러를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과 프랑스, 영국, 미국,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키르기스스탄, 싱가포르 등 8개 나라가 연대해 ‘국제장애예술문화올림피아드’(International Disability Arts and Culture Olympiad)를 추진하고 있다.
9월 2일 개막식에는 마티아스 코먼 OECD 사무총장과 최상대 OECD 한국대표부 대사를 비롯해 전시에 참여하는 30개국의 대사들이 초청됐으며, 장애인 무용수들이 포함된 한국 전통무용 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3><@4>(사)장애인과오대륙친구들은 시각과 청각 장애가 있는 김근태 작가 주도로 2008년 발족했으며 2015년 뉴욕 유엔본부 전시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국제 전시회를 개최해 왔다. 김근태 작가는 1957년 광주 출생으로 조선대 미대 2학년인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에 참여했으며, 불의의 교통사고로 시각과 청각에 장애를 갖게 된 그는 1990년 목포 고하도의 장애인 시설에서 먹고 자며 함께 생활하면서 발달장애인을 평생의 화두로 삼게 됐다. 김근태 작가는 발달장애인을 그리면서 이들의 내면에 있는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의 빛을 발견했고 이 빛을 더 널리 공유하기 위해 아트패러를 시작했다.
김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형태와 색감으로 풀어낸 작품 세계를 구축했고, 예술의 공익적 가치를 지닌 작가로 인정받아 한국 화가 최초로 2015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들꽃처럼 별들처럼’ 초대 전시를 열었다. ‘들꽃처럼 별들처럼’은 100호 캔버스 77점을 연결해 캔버스를 악보로, 발달장애인을 음표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2020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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