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상품 매진 행렬, 오픈런으로도 못 구해…해외 중고 거래도 ‘활발’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샵이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K-기념품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박물관 관람 후 잠시 들렸던 공간에 불과했지만 최근 한국의 문화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기념품을 출시되면서 필수 관광 코스가 된 것이다. 인기 제품들의 경우 품절 사태를 빚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해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웃돈까지 붙어 거래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뜨거운 여름 햇살이 내리쬐던 평일 오후 1시,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샵은 K-기념품을 구매하려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캐리어와 배낭을 멘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중국과 일본 등 가까운 아시아 국가들뿐만 아니라, 멀리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각지에서 한국의 K-기념품을 구매하기 위해 모여든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샵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한국 문화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들이다. 열쇠고리, 책자 등 기본 품목부터 자개 명함 케이스, 선비 소주잔, 곤룡포 문양 수건, 민화 안경닦이 등 실용적이면서도 화려한 기념품이 가득하다. 모든 제품은 국내에서 직접 제작된 ‘메이드 인 코리아’ 다.

기념품샵을 방문한 미국인 관광객 제이슨(33) 씨는 “너무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기념품들이 많아서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음 같아서는 모두 다 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어 “명동이나 다른 관광지에서 판매하는 기념품들 대다수고 중국산이라 아쉬웠는데 여긴 100% ‘메이드 인 코리아’란 점에서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온 관광객 밀라(50) 씨는 “박물관 기념품샵은 지루하고 쓰임새 없는 것을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떤 나라를 가든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다”며 “그런데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의 기념품들을 보고 내 생각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봐왔던 기념품샵들 중 가장 독창적이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반응이 유독 뜨거웠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호평을 받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영향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 41개국에서 1위를 달성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을 배경으로 전통 요소를 다수 차용한 애니메이션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넷플릭스와 직접 협업한 상품은 없지만, 기존에 판매 중이던 기념품 상당수가 애니메이션 속 요소들과 연관돼 덩달아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마스코트인 호랑이와 까치 캐릭터 상품은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 ‘오픈런’ 사태를 빚으며 전량 매진됐다.
멕시코 관광객 아드리아나(21) 씨는 “한국에 오기 직전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시청했고 관련 상품을 꼭 구매하고 싶어 시간을 따로 빼서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다”며 “온라인에서는 이미 매진된 상태라 오프라인에서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졌지만 역시나 모두 다 팔려있어 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다른 예쁜 기념품이 많아 나름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인기 상품들의 경우 해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샵 베스트셀러 상품 중 하나인 취객선비 소주잔의 경우 미국 중고거래 사이트 이베이에서 60달러(약 8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상품의 국내 가격은 국내에서 2만6000원이다. 6만5000원에 판매 중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의 경우도 해외 중고 시장에서 120달러(약 16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온·오프라인 기념품 매출액은 약 212억8400만원으로 5년 사이 4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약 150억원)과 비교해선 42% 늘었다. 특히 온라인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52억2200만원으로 전년(22억2900만원) 대비 134%나 급증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샵의 성공은 단순한 기념품 판매를 넘어 한국 문화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며 “또 ”높은 품질과 독창적인 디자인, 그리고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신뢰가 시너지를 발휘해 해외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굿즈#기념품#관광객#국립중앙박물관#케데헌
Copyright © ⓒ르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