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0억 달러 방산 빅딜"… 한-UAE 93조원 협력, K방산 중동 패키지 수출 시대 열린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방산 분야 대규모 협력에 합의하면서 K방산의 중동 수출 지형이 획기적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공동 생산·기술 이전·현지 정비까지 아우르는 '패키지 수출' 모델이 본격화한다.

방산 350억 달러·투자 300억 달러 '역대급 협력'
27일 업계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해 방산 350억 달러(약 50조원), 투자 300억 달러(약 43조원) 등 총 650억 달러(약 93조원) 이상의 협력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방산 분야 세부 내용은 국가 간 보안 사항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해양·항공·지상 전력 등 전방위 분야에서 협력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국 방산 수출 역사상 단일 국가와 체결한 협력 규모로는 최대 수준이다.

완제품 납품 넘어 '공동 생산·기술 이전' 확대
업계는 이번 협력이 단순 무기 도입 계약을 넘어 공동 생산, 기술 이전, 현지 정비(MRO) 체계 구축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동 주요 국가들이 자주국방 역량 강화를 위해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패키지 수출' 방식이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UAE는 그간 미국·프랑스 등 전통 방산 강국에 의존해왔으나, 최근 공급선 다변화와 기술 자립을 동시에 추구하며 한국을 새로운 전략 파트너로 낙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 현지 생산 '선례' 구축
해외 생산기지 구축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호주에 해외 생산 거점 'H-ACE'를 완공하며 국내 방산업체 최초의 현지 종합 생산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곳에서는 K9 자주포를 호주군 요구에 맞게 개조한 AS9 자주포를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AS10 탄약운반차 등 추가 물량 공급도 예정돼 있다. 생산과 시험, 검증을 현지에서 모두 수행하는 구조로, UAE 협력에서도 유사한 모델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 강국'에서 '글로벌 방산 파트너'로 도약
이 같은 흐름은 방산 수출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준다. 과거 '완제품 납품' 중심에서 벗어나 현지 산업 생태계와 연계한 공동 개발·생산 모델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기 계약을 넘어 장기 유지·보수 사업과 추가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수익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중동 전략 거점인 UAE와의 협력이 구체화할 경우, K방산은 유럽(폴란드·루마니아)에 이어 중동에서도 생산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된다.

중동 시장 특성: 기술 이전·산업 육성 중시
업계 관계자는 "중동 시장은 단순 구매를 넘어 기술 이전과 산업 육성을 중시한다"며 "정부 간 협력이 강화되면 K방산 기업의 협상력과 사업 확장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UAE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첨단 무기 도입에 적극적이면서도 자국 내 방산 산업 기반 구축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이 제시하는 '기술 공유형 파트너십'이 미국·유럽 방산 기업들의 '블랙박스 방식'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