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사옥 이전에 이어 현대카드와 나눠 보유하던 부동산소유권을 처분한다. 비업무용 부동산을 가질 수 없도록 규정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조처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22년 현대카드와 함께 사용하던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서울역 인근 그랜드센트럴 빌딩으로 옮겨가면서 물리적 분리를 진행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현대카드 사옥 2관 건물과 토지 지분 40%를 현대카드에 매각한다. 가격은 감정평가액을 고려해 832억원 규모로 책정됐으며, 딜 클로징 목표 시기는 내년 1분기다.

국회의사당 인근에 위치한 현대카드 사옥은 총 3개관이며,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가 각 건물에 함께 출자해 소유하며 사용해왔다. 이 중 1관은 2018년 당시 NH아문디자산운용이 조성한 부동산 블라인드펀드에 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출자해 인수했다. 그 후 현대카드가 세일즈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형태로 임차했다.

이번에 매각되는 2관은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가 4대6 비율로 출자해 함께 사용해왔다. 그러다 현대캐피탈이 2년여 전 사옥을 이전하면서 현재 이곳에는 현대캐피탈 소속 임직원이 전무한 상태라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분류하게 됐다.

여전법 제49조(부동산의 취득제한)에 따르면 캐피털사를 포함한 여전사들은 업무용 외의 부동산 취득이 제한된다. 업무용 부동산이라도 자기자본 한도에서만 허용된다. 담보권 실행이나 시설대여 등 판매목적물일 경우에만 업무용 외의 부동산으로 취득할 수 있게 예외 조항을 두기는 했으나, 사실상 업무 연장선상에서만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카드 사옥 3관은 아직 현대캐피탈과 5대5 비율로 공유하고 있다. 우선 현대캐피탈은 2관 소유권을 먼저 처분한 뒤 3관 소유권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옥 3관에 대한 질문에 현대카드 측은 "해당 사옥은 공동 보유한 상태로 이외의 건에 대해서는 논의한 바 없다"고 답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급전이 필요하거나 자금조달 때문에 이번 부동산 매각에 나선 것은 아니다"라며 "여전법상 부동산 처분 의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