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성영탁, KIA 필승 카드로 자리매김
한화전서 프로 첫 SV 기록
데뷔 2년차…"자신감 붙어"
시즌 초반 KIA 불펜에 공백이 생기자 성영탁이 그 빈자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꾸준한 호투로 신뢰를 쌓은 그는 이제 팀의 마무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KIA는 기존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평균자책점 16.88로 부진하자 2군으로 내려보냈다. 여기에 필승조 전상현마저 늑간근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불펜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 후반 리드를 지켜야 하는 핵심 자원들이 잇따라 자리를 비우자, 팀으로서는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범호 KIA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성영탁이었다. 올 시즌 초반 그의 투구 내용은 충분히 눈에 띄었다. 성영탁은 지난 18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8경기에 등판해 단 1실점만 허용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단순히 실점이 적었다는 점뿐 아니라, 마운드 위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의 공을 던졌다는 점에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었다.

사실 성영탁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필승조와는 거리가 있는 투수였다.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6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고, 입단 당시만 해도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기대보다 증명해야 할 것이 더 많았던 선수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난해 5월 1군에 등록된 뒤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갔다. 처음에는 패전조로 시작했지만, 이후 추격조를 거쳐 점차 더 중요한 상황을 맡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상대 중심 타선을 상대하는 필승조 자원으로 성장했다. 눈에 띄는 화려한 출발은 아니었지만, 한 단계씩 밟아 올라오며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낸 셈이다.
그 과정에서 성영탁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타이거즈 소속 신인 투수 데뷔 이후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인 17.1이닝을 새로 쓰며 팀 내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활약은 연봉에도 반영됐다. 성영탁은 올 시즌 연봉이 기존 3천만 원에서 200% 인상된 1억2천만 원으로 올랐다.
프로 2년차라는 짧은 경력에도 마무리라는 중책을 맡게 된 성영탁은 부담과 기대를 동시에 안고 있다. 최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그는 "예전에는 (전)상현이 형이 등판하는 모습을 보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막상 그런 상황을 맡게 되니 긴장이 된다"며 "그래도 1군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했다.
아직은 마무리 역할이 완전히 몸에 밴 것은 아니다. 한화전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한 뒤에는 상황을 착각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려다 다시 마운드로 돌아오는 해프닝도 있었다. 성영탁은 "경기가 끝나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게 습관이라 그대로 들어가려 했다"며 "(한)준수 형이 '어디 가냐'고 해서 다시 올라와 하이파이브를 했다"고 웃었다.
올 시즌 그의 구위는 한층 더 좋아졌다. 투심 구속은 지난해 평균 142~143㎞ 수준에서 올해 145㎞까지 올라왔고, 자신의 강점인 공의 움직임도 유지되고 있다. 성영탁은 "작년에는 무브먼트가 좋았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유지하려고 준비했다"며 "시범경기 때는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걱정했는데 시즌 개막에 맞춰 올라오면서 지금은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불펜 공백 속에서 기회를 잡은 성영탁은 안정적인 투구와 향상된 구위를 앞세워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KIA가 필요로 하던 마운드의 새 카드로 떠오른 그가 앞으로도 지금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양우철 기자 yamark1@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