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풀렸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결 다른 노사 갈등

안겸비 기자 2026. 5. 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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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관련 노조 참여 확대·기본급 인상률 합의 ‘평행선’
법적 공방도 갈등 악화 요인…“글로벌 경쟁력 획득 우선해야“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약을 최종 타결했지만, 같은 그룹 소속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 갈등이 오히려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노조)은 사측과 자율교섭에 돌입했다. 중부지방고용청 중재 하에 진행되던 협상이 노사 간 공회전을 거듭한 뒤 종료됐다. 사측은 협의 일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노조는 14.3% 수준의 임금 인상과 임직원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6.2%의 임금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을 제시하며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성과급 체계가 핵심 쟁점이었던 삼성전자와 달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규 채용·인사고과·인수합병(M&A) 등 노조의 경영 참여가 주요 쟁점인 만큼 삼성전자 협상 타결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실제 노조는 지난해 11월 불거진 ‘인사 문건 유출 논란’ 이후 사측이 약속한 인사 제도 개선과 투명성 강화 방안을 단체협약에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위원장은 “이 부분이 없는 상태에서 타결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지만 “문구 수정 등의 방식으로라도 수용 가능성을 높이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협의는 비공개로 진행된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측은 앞서 “인사·경영권은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다”며 수용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노사가 기본급 인상률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점도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4.2% 기본 임금 인상안 협의에 큰 이견이 없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본급 인상 자체부터 협의가 어렵다”고 상호 결이 다르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특히 노사 간 법적 공방은 뇌관으로 꼽힌다. 사측은 지난 1~5일 총파업 과정에서 노조 집행부와 일부 조합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또 20일 노조위원장의 영업비밀 자료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해 현재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체급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 지배력과 반도체 호황 사이클 등을 바탕으로 보상 확대 여력이 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직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는 단계인 만큼 노조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논리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CDMO 시장에서 일본·인도·태국·중국 등 다양한 나라들이 경쟁자로 등장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잃으면 단기적인 이익을 논의하는 게 의미가 없어질 수 있으니 노사가 서로 신뢰를 갖고 긴 흐름을 두고 협의해야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안겸비 기자 hugm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