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볕이 강해지는 시기, 많은 사람들이 선크림을 챙겨 바른다. 얼굴, 팔, 목은 거의 자동적으로 손이 가지만 유독 빠뜨리는 부위가 있다. 바로 ‘귀’다. 얼굴과 붙어 있지만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적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이 부위가, 최근 피부암 발병 부위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화상이나 주근깨 문제가 아니다. 의학계에서는 귀를 ‘피부암의 사각지대’로 지목하며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귀는 구조상 튀어나와 있어 자외선을 직접적으로 받는 면적이 넓다. 그러나 사람들은 귀에 선크림을 바르는 습관이 거의 없다. 이 작은 실수 하나가 수년 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실제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 부위라는 점에서 귀는 선크림을 반드시 발라야 할 전략적 지점이다.

1. 피부암 중 ‘편평세포암’이 귀에 자주 생기는 이유
피부암 중에서도 귀에 가장 흔히 생기는 유형은 ‘편평세포암’이다. 이는 자외선 노출이 많은 부위에서 발생하는 피부암의 일종으로, 귀는 해부학적으로 자외선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귀의 연골 부위는 피부층이 얇고 피지선이 적어 보호막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능이 떨어진다.
또한 귀는 시야 밖에 위치해 있어 이상이 생기더라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실제로 피부암 환자 중 귀에서 병변이 처음 발견되는 경우, 이미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피부과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귀는 외래 진료 시 반드시 체크해야 할 피부암 위험 부위”로 분류된다.

2. 귀는 두피보다 자외선에 더 오래 노출된다
많은 이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서도 귀를 생략하는 이유는, 평소 감각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는 모발에 가려진 두피보다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다. 모자를 써도 귀는 대부분 노출돼 있으며, 특히 운전 중, 자전거를 탈 때, 등산을 할 때 등 귀가 태양 방향을 향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귀는 평평한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자외선이 사방에서 반사되어 들어오며, 주름이나 굴곡에 의한 음영으로 인해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다. 그 결과, 자외선이 집중적으로 침투하게 되고 DNA 손상이 누적되면서 암세포 형성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구조적 특성은 단순한 그늘 피하기나 선캡 착용만으로는 보호가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

3. 남성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 짧은 머리와 외부 활동
통계적으로 귀의 피부암 발병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는 남성이 짧은 머리 스타일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고, 귀를 덮는 장신구나 화장 습관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여성은 귀걸이나 머리카락으로 어느 정도 자외선 차단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남성의 경우 귀가 거의 그대로 노출되는 시간이 길다.
특히 중년 이후의 남성일수록 외부 활동 시 모자를 써도 귀까지 가리는 경우가 드물고, 운동이나 낚시, 골프 등 야외 취미가 많아 자외선 노출량이 누적된다. 이런 점에서 귀는 남성 피부암 조기 진단의 핵심 부위로 꼽힌다. 선크림을 귀에 바르는 아주 간단한 행동이 수년 후 수술, 방사선 치료, 피부 이식과 같은 큰 절차를 막을 수 있다.

4. 선크림 선택과 바르는 방식도 관건
귀에 선크림을 바를 때는 제품의 성분도 고려해야 한다. 귀 피부는 상대적으로 얇고 민감하기 때문에 무기자차(징크옥사이드, 티타늄디옥사이드 등) 기반의 저자극 제품이 적합하다. 특히 귀의 뒤쪽이나 귓불과 같은 굴곡진 부위는 크림이 뭉치거나 흘러내리기 쉬우므로, 스틱 타입이나 미스트 타입 선크림이 활용도 높다.
바르는 방식도 중요하다. 귀 앞면, 귓불, 귀 윗부분, 귓바퀴 뒤쪽까지 꼼꼼히 덮는 것이 기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귀의 앞면만 바르고 끝내는데, 오히려 뒤쪽이나 윗면에서 병변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귀 안쪽까지는 바를 필요 없지만, 외이 전체를 커버하는 습관은 자외선으로부터의 보호력을 크게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