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알짜' 고려아연 독립에 '배수의 진'(?) 친 영풍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지난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잘못된 경영에 있다고 주장했다.
최윤범 회장 체제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해 외부 세력을 주주로 끌어들이면서 1949년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영풍을 공동 설립한 이후 75년 간 지속돼온 공동경영 정신을 파기했다는 것이다.
또한 ▲최 회장 체제에서 고려아연 주가와 실적,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최 회장의 불투명하고 독단적인 투자로 회사에 손실을 입힌 점도 공개매수의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장형진 영풍 고문께서 75년을 이어온 공동 경영 정신을 2세대에서 끝내는 게 맞겠다라고 생각을 하신 것"이라며 "장 고문이 직접 나서 그 일을 하게되면 최씨일가와의 싸움밖에 안 되기 때문에 MBK에 먼저 요청해 저희가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고려아연의 경영을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바꾸고자 한 게 영풍과 MBK의 주주 간 협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영풍과 MBK는 10월4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 7%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영풍과 MBK의 지분은 기존 33.1%에서 최소 40.13%로 늘어난다. 이후 영풍 및 영풍 오너일가의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을 가진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에 올라 전문경영인을 선임·이사회 장악 등을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그림이다.
장형진 영풍 고문이 MBK에 경영권을 내주면서까지 이번 거래를 추진한 것은 고려아연의 독립을 막아 실익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장씨일가 입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탐탁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영풍그룹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데다 매년 배당금으로 1000억원 가량을 지급해온 알짜배기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영풍과 MBK가 공개매수 추진 이후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배당을 지난해 1만5000원보다 1만원 늘어난 2만5000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도 영풍 및 영풍 오너일가의 배당수익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MBK가 조단위 자금력을 보유했고 경영권 인수경험이 풍부한 점도 협력 배경으로 고려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ESG 강화 추세도 대외적인 공개매수 명분과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광일 부회장은 "장형진 고문이 이제부터 주요 주주들은 주주로 남고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영풍과 MBK는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할 것으로 본다. 김광일 부회장은 " 이번 공개매수에는 기관투자자가 주로 응할 것으로 생한다"며 "실패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반드시 공개매수를 저지하겠다는 각오다. 최윤범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17일 일본 도쿄를 방문, 협력사 등 글로벌 기업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추가 우호 세력을 포섭하거나 외국계 대형 사모펀드 등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풍을 포함해 장씨 일가를 특수관계인에서 제외했다. 최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준비 작업을 마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며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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