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는 이사 공사 소음을 참아준 윗집 부부를 위해 예의상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그날 저녁 식탁에 마주 앉은 윗집 부부는 정아와 현수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제안을 하게 되는데…

영화 ‘윗집 사람들’(감독 하정우)은 매일 밤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대화를 그린 작품이다.
‘감독’ 하정우의 네 번째 연출작으로, 스페인 영화 ‘센티멘탈’을 원작으로 한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공식 초청돼 주목받았고 제10회 런던아시아영화제(LEAFF)에도 공식 초청돼 영화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은 인물에게 주어지는 상인 ‘리프 어너러리 어워드’를 수상했다.

발칙하고 대담하다. 대놓고 드러내기엔 여전히 어색하고 다소 민망한 성생활과 부부 관계, ‘성’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과감하고 거리낌 없이 파고들어 웃음으로 치환한다.
민망함이 웃음으로, 불편함이 공감으로 바뀌는 순간의 신선한 재미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자극을 위한 노출이나 선정적인 장면 없이 네 사람의 대화만으로 웃음과 긴장을 쌓아 올리며 극의 재미를 채운다. 침실을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침실의 진실을 정확하게 포착해내는 메가폰의 영리함이 돋보인다.

단순히 휘발되는 웃음으로 끝나지 않는 점도 좋다. 서로의 일상과 가치관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이들의 솔직한 대화는 유머와 동시에 관계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어디에서부터 어긋났는지, 무엇을 말하지 못한 채 살아왔는지, 여전히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은 무엇인지 등 관계를 맺으며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고민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며 보편적 공감을 안긴다.
그리고 이 감정의 끝에서, 한바탕 소동이 휘몰아친 뒤 마침내 서로를 마주하게 되는 정아와 현수의 모습은 뜻밖의 감동이 밀려오기도 한다.
화해의 순간이 거창한 극적 사건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점을 담담히 보여준다. 누가 옳았는지가 아니라 여전히 곁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마음을 건드린다.

배우들도 호연을 펼친다. 공효진은 자연스럽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생활 연기로 정아를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김동욱은 차진 대사 소화력부터 무심한 표정 뒤 숨겨진 예민함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하늬는 품위 있는 말투와 도발적인 솔직함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절묘한 리듬으로 빚어내고 하정우는 특유의 여유로운 말맛 연기와 능청스러움으로 영화의 색깔을 더욱 분명하게 만든다. 네 배우의 연기 합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다만 성과 부부 관계를 유머로 풀어낸다는 설정 자체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보는 이의 취향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감독이자 배우 하정우는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지만 캐릭터들이 지루함을 줄 틈이 없이 몰입감 있고 개성이 넘친다”며 “인물들의 대화와 감정은 끝없이 확장되는 구조”라고 ‘윗집 사람들’을 설명했다. 러닝타임 107분, 오는 12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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