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尹 경선때 매일 통화, 스피커폰으로…임태희 이력서 내가 봐"
"'연기만 해라'는 말 내가 해" 불법 공천 논란엔 "소설" 반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에 깊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경선 때 매일 전화로 조언하고, 김 여사도 함께 듣기 위해 스피커폰으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이력서(서류심사)도 자신이 봤으며, 대선 본선 직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파열음이 난 요인으로 꼽히는 '윤 후보는 연기만 하라'는 발언도 자신이 한 말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불법 공천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는 모두 소설이라며 반발했다.
명태균씨는 1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연결에서 본인이 허풍쟁이라는 김재원 최고위원 등의 지적을 두고 “이런 분들이 코바나콘텐츠에 한번 가본 적이 있다 하던가. 아크로비스타 306호 대통령 자택에 한번 가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본인은 가 봤느냐는 질의에 명씨는 “셀 수 없이 갔다”며 “(갔던 날짜는) 제가 거기 연결이 된 거는 (2021년) 6월 18일”이라고 답했다. 명씨는 “매일 전화는 거의 빠짐없이 (했다), 왜냐하면 아침에 전화가 오시면 또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을 거 아니겠느냐. 그러면 낮에도 여러 번씩 계속 통화를 했다”며 “제가 옆에서 조언을 해드리는 거죠”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당시 목소리가 폰에 다 들어가 있는 거냐는 질의에 명씨는 “대선과 관련돼서는 그 정도만 얘기하겠다”며 “대통령과 여사를 거론한다는 거는 제 가치관으로서는 불손한 행위”라고 했다. 본인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만한 걸 내놓을 것도 있느냐는 질문에 명씨는 “(2021년 서울시장 재보선) 그게 제가 하는 거다. 판 짜는 거. 이준석 대표는요, 오세훈 시장이 자기가 그런 식으로 돼서 당선됐다고 생각을 했었겠느냐”며 “그래서 제가 그림자라는 거고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가 가만히 놔뒀으면 서울시장”이라고 했다. 자신이 조력을 해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 측이 찾아온 경위를 두고도 “오세훈 시장과 이준석을 (시장과 대표로) 만들었으니 당연히 그쪽(윤석열 후보)에서 저를 찾으러 다니지 않았겠느냐”며 “언론에 제가 그렇게 분명히 얘기했고 그게 사실”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도 명씨는 “그때 대통령 내외분이 전화가 오셔서 말씀하시길래 오늘 그냥 입당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했어니 내외분이 '7월30일', '8월3일', '8월6일', '8월15일' 말씀을 해서 제가 말씀드리고 나서 바로 (입당하러) 가셨다”며 “제가 말해서 갔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가 말씀드리고 나서 바로 입당하신 거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명씨 때문에 그 날 입당한 게 아닌데 혹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명씨는 “대통령 내외분이 입당에 대해서 물어보셨다”며 “스피커폰으로 아침에 전화 오세요. 두 분이 같이 들으시니까”라고 답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에 관여한 것은 자신이라고 했고, 최진석 안철수캠프 선대위원장도 명씨가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아니라고 한 것을 두고 명씨는 “바깥에 묶어놓은 개가 방 안에 애완견이 어떻게 사는지 아느냐”고 비하적 표현을 하기도 했다.
'윤석열 후보에 조언하기 위해 여론조사도 돌려봤느냐'는 질의에 명씨는 “저는 공표(여론) 조사는 머니투데이하고 미래한국연구소 그분들이 이렇게 했고 제가 비용을 주고 자체 조사를 돌려서 전체적인 전략, 전술을 짰다”고 말했다.
56만명 당원명부를 어떻게 받아서 조사했느냐는 질의에 명씨는 “그거는 제가 미래한국연구소하고 아무 상관이 없다. 법인하고도 아무 상관도 없다”며 “제가 영업을 도와준다. 홍준표 대표 쪽 캠프와 관련 있는 사람이 의뢰를 해서 저는 거기에 그냥 연결만 시켜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담당자였던 강혜경씨가 '2년 전 대선 윤석열 후보를 위한 여론조사를 명태균 씨가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여론조사 비용 3억6000만 원에 대한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나중에 공천을 받아냈다'고 한 폭로를 두고 명씨는 “소설가네요”라며 “(김여사와의 대화) 텔레그램을 수십 명이 봤고, 갖고 있고, 제가 휴대폰 가게도 하고(했다고 주장하고) '오빠 전화 왔어요?' 녹취도 있고(있다고 주장하고) 제가 그거 일일이 반응을 해야 되나요? 어차피 검찰 조사 들어가면 다 나오는데”라고 부인했다. 그는 강혜경씨를 두고도 “식탁 밑에 강아지라서 거기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자기 혼자 상상을 하는 것”이라고 비하하는 말까지 했다.
이밖에도 명씨는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과정을 두고 “처음에 입당 가능성은 제로였으나 제가 얘기한 게 투자자, 배급사가 국민의힘이고, 감독이 누구냐, 김종인이며, 연출은 누구냐 이준석, 시나리오는 내가 짜줄게. 후보는 연기나 잘하시면 됩니다. 이거였다”며 “나중에 가서 제가 보고를 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두고 명씨는 “저한테 택도 없다”며 “김 여사가 개입돼야 꼭 그 공천이 되느냐. 반문하는 거다. 내가 마음먹었으면 됐겠느냐. 그러니까 안 했다니깐요. 그건 나중에 설명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다 드리겠다”고 답했다.
대선 이후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와 관계를 두고 명씨는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 여사가 얼마나 청와대 가자고, 그때는 용산 갈지 모르고 청와대 가자고 그랬는데 저는 '안 갈래요'(라고 했다)”면서 “내가 한 말이, 그거 (폭로)하면 또 세상이 뒤집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이력서를 봤다고도 했다. 명씨는 “경기교육감 임태희, 이력서 누가 본 줄 아느냐. 저다. 그거 이력서 보고 그거 한 사람이 저라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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