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추천 여행지

여름의 한복판에서 자연을 느끼고 싶을 때, 강렬한 햇빛보다 더 인상 깊은 건 흙냄새와 바람의 결이다.
꽃이 피는 계절은 봄이라지만, 진짜 자연의 풍성함은 여름에 비로소 드러난다. 꽃잎이 쉽게 말라버리는 도시의 화단이 아니라, 물길과 갯벌, 습지 위로 자생하는 식물들이 만들어내는 생명력 가득한 공간은 자연 그대로의 시간을 경험하게 한다.
갯골을 따라 물이 들어오고 나가며 염생식물이 자라나는 주기성은 계절의 변화뿐 아니라 하루의 흐름까지 몸으로 느끼게 만든다.
산책이 목적이든, 생태 관찰이 목적이든, 혹은 조용한 풍경이 그리운 이들에게 이곳은 도시 외곽의 숨겨진 자연 도서관 같은 존재다. 아기자기한 여름꽃과 염전의 문화적 흔적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또 다른 여름의 감각을 깨운다.

이번 5월, 각종 꽃과 여름의 활기가 흐르는 경기 시흥의 생태정원으로 떠나보자.
갯골생태공원
“서울근교에서 만나는 무료 꽃 명소”

경기도 시흥시 동서로 287 (장곡동)에 자리한 ‘갯골생태공원’은 과거 염전이었던 150만 평의 부지를 활용해 조성된 생태형 공원이다.
서해안 특유의 조수간만 차로 인해 형성된 갯골 지형과 습지는 다양한 염생식물과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의 보고로 손꼽힌다.
과거 소금을 생산하던 염전의 흔적과 소금창고는 사라져 가는 해안문화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환경 속에서 문화유산과 생태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원 내부에는 칠면초, 나문재, 퉁퉁마디 등 희귀한 염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으며, 붉은발농게와 방게를 포함한 습지 생물도 공존하고 있다. 조용히 걸으며 시야를 채우는 식물들은 도시의 꽃길과는 또 다른 인상을 준다.

이곳은 생물 다양성과 습지 보호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국가 해양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시흥시가 자랑하는 생태 1등급 지역이다.
최근에는 아까시나무 향이 공원을 감싸고 있고, 오색버드나무와 꽃양귀비, 수국 등 다양한 여름꽃이 공원 이곳저곳에서 피어나며 산책로를 화사하게 밝히고 있다.
호젓한 초지에서 수로를 따라 거닐면, 물길과 함께 피어난 여름 식물들이 시각뿐 아니라 후각까지 자극한다. 매끈하게 정비된 정원이 아니라, 날 것 그대로의 생태적 질서를 느낄 수 있는 풍경이어서 더 매력적이다.
갯골생태공원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료는 없다.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차량 이동이 편리하다.

이번 5월, 초여름 특유의 생기와 고요함이 동시에 흐르는 갯골생태공원에서 꽃과 식물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마주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