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9월의 저주' 끊고 오름세 이어갈까

올해 이례적인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국제금값이 '9월의 저주'를 극복하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세계금협회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값은 2017년 이후 매년 9월에 평균 3.2% 하락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최대 낙폭이며 월평균 1% 상승률도 크게 밑돈다.

삭소은행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책임자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앞으로 어려운 한 달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값이 약세를 보이는 9월은 미국 뉴욕증시가 가장 낮은 수익률을 내는 달이기도 하다. 지난 10년동안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평균 1.5% 이상 하락했다.

다만 지난 30년을 통틀어 보면 금값은 9월에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몇 년 동안 9월에 약세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여름 시즌 증시 변동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름휴가 기간에 트레이딩 데스크에 공석이 발생해 증시 변동성이 커져서 방어적인 포지션을 취하기 위해 금을 매수했다가 9월에 대거로 매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여름철에 거래를 잠시 중단하고 포트폴리오에 안전 자산인 금을 추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패스트마켓의 보리스 미카니크레자이 애널리스트는 “여름휴가를 떠나 스크린에서 벗어나기 전에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헤지하고 싶을 때 이를 위한 한 방법은 금을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9월은 전통적으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달이어서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트레이더들의 금 매수세가 주춤할 수 있다.

금값은 올해 들어 22% 상승했고 7월 이후에만 8% 올랐다. 중앙은행의 강력한 매수세, 지정학적 갈등 고조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 증가, 장외 시장에서 현물에 대한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금값을 끌어올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말 “통화정책 조정을 할 때가 왔다"고 말해 9월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연준의 인하 폭과 속도는 금 가격의 상승세 지속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순풍이 9월의 저주를 깨기에 충분한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