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선발 마운드가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습니다. 현지 시각 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크리스티안 하비에르가 2회 투구 연습 도중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미 1선발 헌터 브라운이 어깨 염좌로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상황에서, 하비에르마저 전열에서 이탈하며 휴스턴의 선발진은 사실상 '차포'를 모두 잃은 셈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당장 11일부터 시작되는 '지옥의 13연전'입니다. 휴식일 없이 이어지는 강행군 속에서 6인 로테이션 가동을 계획했던 조 에스파다 감독의 구상은 시작도 하기 전에 헝클어졌습니다. 현재 가용 가능한 전문 선발 투수는 이마이 타츠야,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 마이크 버로우스 등 단 3명뿐입니다. 로테이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2~3명의 대체 선발이 절실한 상황이며, 이 막중한 임무의 최우선 순위로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기록만 놓고 본다면 와이스의 선발 전환은 무모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와이스는 지난 7일 콜로라도전에서 구원 등판해 2.2이닝 동안 무려 7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7.27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휴스턴 코칭스태프와 현지 매체들이 와이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선발 DNA' 때문입니다. 와이스는 지난 2년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46차례 선발 등판해 21승을 거두며 검증된 '이닝 이터'의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KBO에서 16승을 거두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경험은 휴스턴이 그를 영입할 때 가장 높게 평가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지난 경기 대량 실점의 이면에는 야수진의 뼈아픈 실책이 겹쳤고, 정작 와이스 본인은 마지막 이닝에서 삼진 3개를 잡아내며 구위 자체에는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습니다. 투구 수 또한 62개까지 끌어올린 상태라, 현재 휴스턴 불펜에서 선발로 즉시 투입 가능한 '빌드업'이 된 투수는 와이스가 유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와이스 본인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합니다. 그는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당시부터 "나는 불펜이 아닌 선발 투수로 뛰기 위해 휴스턴과 계약했다"며 보직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비록 시즌 초반 팀 사정상 롱릴리프라는 낯선 옷을 입었지만, 그는 선발 마운드에 올랐을 때 자신의 투구 리듬과 구위가 가장 빛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조 에스파다 감독 역시 와이스에 대해 "그의 구위는 확실히 좋으며, 적응을 위한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며 여전한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1.50에서 7.27로 급등한 평균자책점이라는 수치에 가려져 있지만, 와이스에게 이번 선발 기회는 자신의 진짜 가치를 메이저리그에 증명할 '천재일우'의 기회입니다. 팀의 마운드가 무너져 내리는 절체절명의 순간, 대전에서 보여줬던 그 '예수'와 같은 구원 능력이 빅리그에서도 재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결국 휴스턴은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 4연전 중 한 경기에 와이스를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헌터 브라운과 하비에르의 공백은 뼈아프지만, 역설적으로 이 위기는 와이스가 '대체 선발'을 넘어 '붙박이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선발 투수로 나설 때 제구와 완급 조절에서 더 안정감을 보였던 와이스의 전례를 볼 때, 이번 보직 전환은 그에게 오히려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붕괴된 휴스턴 마운드의 구세주로 낙점된 와이스가 과연 대전에서의 영광을 인천이 아닌 휴스턴의 홈구장 미닛메이드 파크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전 세계 야구 팬들의 이목이 그의 다음 등판에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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