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덩어리가 이어붙은 듯 기묘한 소행성 (44)니사(Nysa)가 연일 시선을 받았다. 정말 서로 다른 세 천체가 합쳐진 것이라면 태양계에서 처음 확인되는 삼엽 소행성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곁에서 지금까지 존재조차 몰랐던 작은 위성까지 발견돼 천문학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로웰천문대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지난달 말 논문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니사의 형태를 분석한 관측 보고서를 게재했다.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를 도는 천체 니사는 1857년 독일계 프랑스 천문학자 헤르만 골트슈미트가 최초 발견자다.
유난히 밝은 E형 소행성 니사는 관측 이래 170년 가까이 정확한 형태를 알 수 없었다. 지구에서는 작은 점에 불과한 데다 대기의 흔들림까지 겹쳐 표면 형태를 직접 구분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지난 2월 대형쌍안망원경(LBT)의 가시광 적응광학 장비 SHARK-VIS로 니사를 집중 관측했다. 유럽남천천문대(ESO) 초대형망원경(VLT)의 SPHERE/ZIMPOL 자료와 밝기 변화 관측값을 함께 분석한 결과, 니사 표면에서 천체를 깊게 가르는 두 골짜기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골짜기들이 세 개의 덩어리 사이 경계인 목일 가능성을 점쳤다.
두 덩어리가 붙은 접촉천체는 이미 여러 차례 발견됐다.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나 태양계 외곽 천체 아로코트가 대표적이다. 다만 세 덩어리가 서로 맞붙은 천체가 확인된 적은 없다. 물론 니사를 태양계 최초의 삼엽 소행성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연구팀은 니사가 세 덩어리의 충돌·합체로 만들어진 접촉 삼중체일 가능성과, 원래 하나의 천체가 심하게 패이고 변형돼 세 부분처럼 보일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로웰천문대 케이트 민커 연구원은 "뜻밖의 단서도 나왔다. 니사 주변에서 지름 약 1㎞로 추정되는 작은 위성이 새로 발견됐다"며 "임시 명칭은 S/2026(44) 1로, 두 차례 독립된 관측에서 니사 곁에 존재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성은 니사의 정체를 밝힐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라며 "위성의 공전 궤도와 주기를 정밀하게 측정하면 니사의 질량을 구할 수 있다. 여기에 영상으로 계산한 부피를 결합하면 평균 밀도도 추정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밀도가 낮다면 니사가 충돌 뒤 천천히 다시 뭉친 여러 파편의 집합체일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밀도가 높고 내부가 단단하다면 하나의 천체가 충돌 등으로 깊게 깎여 현재 형상이 됐다는 설명에 힘이 실리게 된다.
연구팀은 니사의 기묘한 형태가 초기 태양계에서 벌어진 충돌의 흔적일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큰 천체가 산산이 부서진 뒤 일부 파편이 낮은 속도로 재결합했거나, 다른 천체와 비스듬히 충돌하면서 표면이 크게 뜯겨 나갔을 수 있다는 의미다.
케이트 민커 연구원은 "약 170년 동안 점으로만 보이던 니사의 정체는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면서도 "새로 발견된 작은 위성의 움직임이 밝혀지면 니사가 태양계 최초의 삼엽 소행성인지 가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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