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급등에 웃는 정유사…‘고환율·유가 하락’ 변수
러시아發 공급 축소에 마진 급등
원유수입에 원·달러 상승은 부담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올해 상반기 정제마진 하락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정유업계가 4분기 들어 정제마진 급등에 힘입어 실적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를 전량 달러로 수입하는 구조상, 환율이 오르면 원가 부담과 환차손이 커지는 만큼 고환율은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을 변수로 꼽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 19일 기준 배럴당 19.7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고 남기는 평균 이익으로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다만 환율 불안은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상승하며 정유사들의 원료 구매비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연간 10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달러로 수입하는 만큼, 환율이 오르면 원가 증가와 환차손이 동시에 발생한다. 업계는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1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 비중은 52.5% 수준으로 절반을 넘는다. 해외 수요와 국제 시황 의존도가 높아 환율 변화에 더 민감한 구조다.
유가 하락 가능성 역시 우려 요소다. 유가가 내려가면 이전에 비싸게 들여온 원유로 만든 제품을 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기 쉽다. 실제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상반기 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바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위한 평화 협상 압박 발언을 내놓은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8.06달러로 전장보다 1.6%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제마진은 개선되고 있지만 환율 상승과 유가 하락,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위험 요인도 상존한다”며 “호실적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보고 있어 환차손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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