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m 심해부터 용암동굴까지…극한 환경 탐사로봇

이병구 기자 2025. 8. 1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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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오루이 리 중국 하얼빈공대 교수팀이 개발한 유연한 물고기 로봇이 해저를 탐사하고 있다. 왼쪽 아래는 물고기 로봇 시점에서 촬영한 영상 데이터. Guorui Li 제공

인간이 직접 탐사하기 어려운 극한환경을 대신 탐사하는 로봇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4000m 심해를 1시간 넘게 자유롭게 수영하는 유연한 물고기 로봇을 개발하고 서로 다른 로봇 3종이 협동해 위험한 용암동굴을 탐사하는 데 성공했다.

1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는 심해와 용암동굴 등 극한환경을 탐사하는 로봇 연구 2편이 공개됐다.

구오루이 리 중국 하얼빈공대 교수팀은 4000m 심해에서 자유롭게 수영하는 유연한 물고기 로봇을 개발했다. 심해 탐사는 부피가 작고 유연한 소프트로봇이 단단한 로봇보다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연성 재료가 극한의 압력과 온도 조건에서 경직된다는 점이 한계다.

연구팀은 액체 플라스틱 가소제를 내장한 물고기 로봇을 개발했다.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이루는 고분자 사슬 내에서 작용하는 분자 간 힘을 감소시켜 고압, 저온에서도 경직되는 것을 방지한다. 

액체 가소제는 물고기 로봇이 운동하는 데 필요한 힘을 전달한다. 로봇의 한쪽 측면에 고전압을 가하면 전류가 흐르는 방향으로 액체 가소제가 밀려나는 원리다. 전압을 역전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면 좌우로 몸을 흔들며 로봇 물고기가 수영한다. 또 주변 바닷물을 일종의 전극으로 활용해 로봇 내부 절연층에 전하가 쌓이는 것을 막아 내구성도 확보했다.

남중국해에서 진행된 현장 테스트 결과 로봇 물고기는 1360m, 3176m, 4071m 깊이에서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복잡한 경로를 탐색하는 데 성공했다. 약 4000m 심해에서는 최대 1시간 반 동안 전진, 회전, U턴, S자형 움직임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실용적인 심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소프트로봇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페레즈-델-풀가르 스페인 말라가대 교수팀이 개발한 '로봇 팀'이 스페인 란사로테섬의 용암동굴을 탐사하고 있다. 로봇들이 동굴 주변 지형을 정찰하는 모습. Carlos Perez-del-Pulgar 제공

카를로스 페레즈-델-풀가르 스페인 말라가대 교수팀은 서로 협동해서 용암동굴을 탐사하는 로봇 3종을 제작해 '로봇 팀'을 꾸리고 탐사를 시연했다.

달과 화성의 용암동굴은 향후 인간의 피난처를 제공하거나 귀중한 자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임무에서 용암동굴 유인 탐사는 위험할 것으로 우려된다.

연구팀은 다른 로봇을 연결하고 지지하는 대형 로봇 '셰르파TT(SherpaTT)', 화물 운반이 가능한 경량 로버 '러브미-X(LUVMI-X)', 불규칙한 지형 탐색이 가능한 기동형 로버 '코요테3(Coyote III)'를 조합해 4단계로 구분된 로봇탐사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스페인 란사로테섬에 있는 천연 용암동굴을 활용해 탐사 임무를 시연했다. 

먼저 셰르파TT와 러브미-X는 주변 지역과 동굴 입구를 3차원 모델로 지도화했다. 코요테3은 셰르파TT가 지지하는 로프 하강을 통해 용암 동굴로 직접 진입해 동굴 내부를 상세히 스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차세대 행성 탐사 로버의 임무 실현 가능성을 입증한다"며 "향후 연구에서 완전 자율 탐사 임무를 위해 통신 및 제어 기술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126/scirobotics.adj9699
- doi.org/10.1126/scirobotics.adt8054

기동형 로버 '코요테3'이 로프를 타고 동굴에 진입하는 모습. Carlos Perez-del-Pulgar 제공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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