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블랙리스트' 업데이트 강행···수사당국 향해 "헛짓 그만" 조롱도

변수연 기자 2024. 9. 1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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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근무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아카이브(정보 기록소) 사이트가 정부의 엄정대응에도 버젓이 업데이트되며 의료계 안팎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전공의 등 의사와 의대생의 신상을 공개한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의 새로운 버전이 전날 공개됐다.

해당 사이트는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은 삭제했지만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와 전임의(펠로), 강의실에 남은 의대생, 복귀를 독려한 의사 등의 신상을 다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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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근무 의사의 실명 악의적 공개한 블랙리스트
정부와 사법당국 엄정대응에도 텔레그램에 업데이트
게시자, 구속영장 청구 의사와 '별도 인물' 주장해
서울의 한 대학 병원 응급실 앞에 환자를 이송하는 앰뷸런스가 도착해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응급실 근무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아카이브(정보 기록소) 사이트가 정부의 엄정대응에도 버젓이 업데이트되며 의료계 안팎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전공의 등 의사와 의대생의 신상을 공개한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의 새로운 버전이 전날 공개됐다. 게시자는 텔레그램의 익명 블로그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명단이 담긴 사이트 주소를 알렸다.

이 사이트는 근무 중인 전공의, 대학에 남은 의대생 등을 '감사한 의사'라고 비꼬며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응급실에 근무 중인 의사의 신상도 공개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해당 사이트는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은 삭제했지만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와 전임의(펠로), 강의실에 남은 의대생, 복귀를 독려한 의사 등의 신상을 다시 공개했다. 사이트에는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을 비롯해 일부의 신상이 삭제됐지만, 기존에 공개했던 의사·의대생의 명단과 신상 정보는 대부분 남아있다.

게시자는 자신을 수사하는 경찰을 향해 "헛짓거리 그만하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어 "응급실 명단이 언론에 좋지 않게 소개된 것을 보았다. 국민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드려 사과드린다. 응급실 명단을 내리겠다"고 적으면서도, 제보가 쌓여있지만 아직 반영은 안 했다고 알리며 앞으로도 계속 명단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혔다.

게시자는 최근 경찰이 복귀 전공의 명단을 작성한 의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 "뭣도 모르는 사람한테 텔레그램방 운영 혐의를 뒤집어씌우고, 압수수색하고, 이젠 아카이브 운영 혐의도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김태훈 부장검사)는 '의료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메디스태프와 텔레그램 등에 여러 차례 게시한 사직 전공의 A씨에 대해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의사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텔레그램, 아카이브 사이트 등에서 여러 차례 '의사 블랙리스트'가 등장했다.

게시자는 자신이 A씨와 다른 인물임을 강조하며 "의사도, 의대생도 아니다. 의사 선생님께 큰 은혜를 입어서 부탁을 받아 도와드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찰은) 헛짓거리 그만하고 의사 선생님들 그만 괴롭히길 바란다"고 적었다.

응급실 의사 부족으로 인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정부는 엄정 대응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블랙리스트 작성자와 유포자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했고, 대통령실도 "신상털기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역시 "명단 공개, 모욕·협박 등 조리돌림에 대해 신속·엄정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협회는 "국민들께 우려를 끼친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하면서도 블랙리스트 유포의 원인을 "의사들의 절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해 빈축을 샀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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