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의 히어로, ‘포르쉐 911 GTS T-하이브리드’

신형 911 GTS T-하이브리드가 서킷을 달리고 있다. 사진=포르쉐코리아

일상에서는 편안하고, 평범하지만 달려야 하는 순간에는 본모습이 나오며 괴력을 발휘한다. 8세대로 부분 변경된 포르쉐 신형 911이다. 신형 911을 19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만났다.

1963년 첫 출시돼, 사람으로 치면 환갑이 지난 911. 6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911만의 전통적인 디자인은 잘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세대 대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면 하단부의 공기 흡입구는 세로로 배열됐다. 뒷부분에 새롭게 적용된 ‘PORSCHE’로고는 후면이 더욱 넓어 보이게 만든다.

트랙을 주행 중인 신형 911 GTS-하이브리드. 사진=포르쉐코리아

4,553x1,852x1,305mm의 사이즈. A필러부터 C필러까지 이어지는 신형 911의 역동적인 라인을 보고 있으면 “자동차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911 모델 최초로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됐다. 12.6인치 운전석 계기판과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더해진 10.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덕분에 애플 카플레이 기능도 향상돼 카플레이 정보가 계기판에 반영되고, 시리 음성 인식을 통해 차 내에서 애플 시스템을 작동할 수 있다. 주차 상태에서 비디오 스트리밍과 와이파이를 통한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도 연결할 수 있어 운전 편의성이 대폭 올라갔다. 어디론가 떠날 때는 카플레이가 좋은 친구가 된다.

911 GTS 터보 하이브리드에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적용돼, 좁은 곳에서 한 번에 회전을 할 수 있다. 사진=포르쉐 코리아

최고출력 495마력, 최대토크 58.1kg.m V6 3.6리터 박서엔진과 8단 PDK 변속기 합을 맞췄다. 여기에 400볼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연결돼, 고속에서 더욱 강력한 출력을 보강한다. 낭창거리지 않고 묵직하며 부드러운 조향. 정통 스포츠카다운 조향이다.

리어액슬 스티어링이 적용됐다.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폭이 좁은 U자형 구간, 앞뒤 차축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유유히 빠져나온다. 좁은 공간에서 차를 돌려야 하는 상황, 이제 겁먹지 않고 리어액슬 스티어링을 믿고 천천히 방향 전환을 하면 된다.

주헹 중인 911 GTS 터보 하이브리드. 사진=포르쉐 코리아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초.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아 론치 컨트롤을 활성화해 브레이크 밟은 발만 떼 준다. 그 순간, 녀석은 활시위에서 당겨진 활처럼 쏜살같이 목표 지점을 향해 달려간다.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도파민이 터지는 짜릿함이 몰려온다.

슬라럼 코스. 911의 포르쉐 다이내믹 새시 컨트롤과 안티 롤 스태빌라이저 시스템은 좌우로 기우뚱거리는 슬라럼 코스를 안정적으로 통과한다.

주행 대기 중인 911 타르가 4GTS. 사진=이상진

이어서 트랙으로 향했다. 트랙에서 만난 차는 911 타르가 4 GTS. 붉은색으로 마감된 인테리어와 검정 외관, 차를 본 순간 멋지게 정장을 차려입은 신사가 내릴 것만 같은 느낌이다.

론치 컨트롤 테스트와 슬라럼으로 맛을 본 911 GTS 대비 조향은 더 묵직하다. 하이브리드지만 걸걸한 엔진음이 귓가를 때린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컴프레셔 휠과 터빈 휠 사이에 장착된 전기모터가 터보 차저 속도를 끌어 올리는 것.

기자는 911 타르가 4 GTS 선택하고 트랙을 달렸다. 트랙을 달리는 순간 스포츠카의 불편함은 없고 편한 주행이 이어졌다. 사진=포르쉐 코리아

이와 같은 동력 계통 구조 덕분에 911 GTS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력 지원 없이 최고출력 485마력, 최대토크 58.1kg.m의 힘을 내지만 400볼트 고전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면 최고출력 541마력, 최대토크 62.2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541마력의 힘의 서킷 체험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시끄러웠던 엔진음도 잠에 빠지고, 직선 구간에서 들리는 것은 강력한 바람 소리뿐. 인스트럭터의 무전 소리도 바람 소리에 들리지 않는다.

주행 중인 신형 911 GTS. 사진=포르쉐 코리아

넘치는 힘 덕분에 고저 차이가 심한 헤어핀 구간을 쉽게 통과하기도 하지만, 넘치는 힘 때문에 오버스티어링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포르쉐의 안전 기술인 차체 안정 제어 시스템이 위기의 순간 히어로 역할을 하며, 안전을 지켜냈다.

안티롤 스태빌라이저 시스템과 포르쉐 다이내믹 컨트롤 시스템 향상된 서스펜션 덕분에 헤어핀 구간과 일부 노면이 고르지 못한 직선 구간에서 불쾌감 없는 주행이 가능했다.

인제 스피드웨이의 트랙을 10바퀴나 도는 상황. 보통의 스포츠카였으면 불편함이 먼저 앞서지만 911 타르가 GTS는 향상된 서스펜션과 911타르가 GTS의 착좌감 좋은 시트 덕분에 트랙을 돌수록 911이라는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본격 트랙 주행에 앞서 신형 911 GTS 모델이 한 줄로 정열됐다. 사진=이상진

높은 편의사양과 안전 시스템, 향상된 승차감, 911 GTS 하나만 있으면 일상과 여가 생활에서 재미있는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시승차는 911 카레라 GTS 쿠페 (옵션 포함) 2억 5,410만 원, 911 타르가 4 GTS 2억 8,58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