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 지상전 지지…"내분딛고 '이란 잡는데 유리' 결론"
"백악관 매파들, '중동변화 이끌 역사적 순간'으로 인식"
"바이든, 이스라엘에 대규모 작전 아닌 국지적 대응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정부가 중동 내 이란 세력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에 이스라엘의 레바논 지상전에 결국 동의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몇 주간 공개적으로는 이스라엘에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촉구하던 미국 정부가 입장을 바꾸기까지 상당한 내분도 있었지만 미국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일단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일부 고위당국자들은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압박 강화 결정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비공개적으로 이스라엘에 전달해오고 있었다.
폴리티코는 양국 당국자들을 인용, 조 바이든 미 대통령 특사인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과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아프리카 조정관은 최근 몇주간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에게 미국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광범위한 전략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9월 중순 미국 당국자들과의 전화통화, 회의 등에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자국 군대가 군사작전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치스타인 선임고문과 맥거크 조정관은 이스라엘 측에 신중한 접근 방식을 촉구하면서도 몇 달간 헤즈볼라가 상당히 약화한 후에는 특히 그 시기가 적절할 것이라고 사실상 용인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중심을 가자지구를 떠나 북쪽으로 옮겨 헤즈볼라가 갈등 종식을 위한 외교 회담에 참여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폴리티코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 내 모든 이들이 이스라엘의 변화에 찬성한 것은 아니었으며 그 때문에 분열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방부, 국무부, 정부기관 일부 당국자들이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 때문에 미군이 또 다른 중동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해 반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미국 정부 내 의견 분열은 최근 며칠간은 다소 사라진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현장 상황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헤즈볼라와의 전쟁이 어느 정도는 레바논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줄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폴리티코는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에 동의한 호치스타인 고문과 맥거크 조정관 등 고위 안보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작전을 앞으로 중동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만한 역사적 순간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최고 지휘 체계를 파괴해 그들의 역량을 심각하게 파괴했고, 동시에 헤즈볼라를 대리세력으로 이용한 이란 역시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여전히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게 미·이스라엘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인을 죽이고 중동 정세를 위협하는 테러리스트 집단에 대한 이스라엘의 행동을 지지하길 원하지만 레바논의 더 깊은 지역을 겨냥한 전면전 우려 때문에 이스라엘을 완전히 또는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딜레마는 바이든 행정부의 최근 몇 주간 태도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그간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공식적인 메시지는 '긴장 고조 행위를 피하고 헤즈볼라와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라'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미국 주도로 제안한 3주간의 휴전도 포함된다.
그러나 3주 휴전안에 대한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미 당국자는 말했다.
이스라엘은 전면전 우려를 피하라는 정도의 단서가 달린 미국의 지지 속에 레바논 국경 너머에 있는 헤즈볼라 기지를 계속해서 공격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스라엘이 이번 주 레바논에 상당한 규모의 지상 공격을 개시할 계획이었지만, 바이든 정부는 이에 반대하며 이스라엘에 작전 방식을 더욱 정밀하게 대응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 대한 지상전을 시작한 뒤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거점인 마을들을 겨냥해 국지적으로 정밀한 군사작전을 펴고 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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