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인공고관절, 25년 장기 추적관찰 이상 無

- ‘97~’98년 수술 환자 96.3% 재수술·합병증 없어
- 연령 관계 없이 권장할 수 있는 장기적 안정성 입증

3세대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환자를 25년 이상 장기 추적관찰한 결과, ‘높은 안정성을 갖췄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57명 중 96.3%의 환자가 25년간 재수술 없이 인공고관절을 유지했으며, 주요 합병증도 관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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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지탱하는 축, 고관절

‘고관절’이라 불리는 엉덩이 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 있는 관절 중 가장 무거운 하중을 견디는 부위라 할 수 있다. 고관절염, 골괴사, 골절 등으로 인해 손상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심한 통증과 함께 기능 저하가 발생해 움직임에 제한이 생긴다.

보통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상적인 움직임의 상당수가 고관절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고관절 기능 저하는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게다가 고관절이 견디던 하중이 하체 관절로 분산되면서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고관절 질환은 보통 60세 이상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통상적으로 60세 이상 인구의 25% 가량이 고관절 관련 문제를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런 경우 보통 40대~50대 사이에 초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고관절 건강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젊은 나이에서도 고관절 문제가 발생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비만이나 과도한 운동, 특정 직업에서 고관절을 과하게 사용하는 경우 등이 원인이 돼, 젊은 나이에도 조기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도 고관절 이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인공고관절, 안정성이 중요

고관절이 심각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을 적용한다. 이 수술은 실제로 비교적 젊은 환자에게도 종종 시행되는데, 수술 후 평생 인공고관절을 유지해야 한다. 즉, 젊은 환자일수록 인공고관절의 장기적인 수명과 안정성이 중요하다.

인공고관절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관절면’이다. 기계의 베어링(bearing)과 유사한 구조로 설계돼 있어, 기존 고관절에서 서로 맞물리는 골두와 비구의 기능을 담당한다. 이 관절면이 사실상 인공고관절의 수명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홍석·유정준 교수팀은 1997년 11월부터 1998년 4월까지 약 5개월 사이에 3세대 세라믹-세라믹 관절면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환자 57명을 최근까지 추적관찰했다. 수술의 장기적 안정성 및 기능적 성과를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13일(수) 그 결과를 발표하며 ‘매우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3세대 인공고관절에는 세라믹 관절면이 사용된다. 이전 세대의 폴리에틸렌 플라스틱 관절면에 비해 합병증이 적고 수명이 길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구팀은 기존에도 5년, 10년 단위로 추적관찰 연구를 실시하여, 3세대 세라믹 인공고관절의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장기적 안정성 입증, 합병증도 없어

나아가 이번 연구에서는 같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3세대 세라믹 인공고관절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25년 이상의 추적관찰 및 분석 결과, 인공고관절 교체 또는 재수술 없이 장치를 유지한 비율은 96.3%였다. 또한, 통증·운동범위·걸음걸이 등의 종합해 고관절 기능을 평가하는 ‘해리스 점수’로는 평균 90.1점이 나왔다.

영상을 촬영해 분석한 결과, 주요 합병증으로 꼽히는 ‘인공관절 주변부 골용해’, ‘인공관절 해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주변부 골용해는 관절면이 마모되거나 감염이 발생해, 주변의 정상적인 뼈 조직이 파괴되는 현상이다. 인공관절 해리는 뼈와 인공관절이 분리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편, 세라믹 관련 소음 발생률은 추적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고관절의 기능 및 환자 본인의 만족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3세대 세라믹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이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젊고 활동적인 환자들에게 고관절 수술이 필요할 경우, 권장할만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공관절 저널(The Journal of Arthroplasty)」 최근호에 게재됐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홍석 교수(좌)와 유정준 교수(우)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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