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이고 실실 웃어요?" 경악한 판사 노려보더니‥
화재가 발생했던 단독주택 내부가 시커멓게 그을렸습니다.
지난 5월 9일 밤 경기도 화성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집 안에 있던 60대 여성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3일 만에 숨졌습니다.
화재 현장 인근에서는 숨진 여성과 교제를 했던 60대 남성 A 씨가 일부러 불을 지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수사 끝에 A 씨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보복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어제 수원지법 형사14부에서 열린 재판.
검사 질문에 답변하던 A 씨의 표정과 태도를 살펴보던 재판장이 A 씨에게 "피고인 행동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게 맞다. 근데 그렇게 실실 웃으면서 답변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어 "검사 말이 잘못됐다는 말을 그렇게 웃으면서 할 건 아니"라고 꾸짖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A 씨는 "죄송하다"며 "웃는 게 아니다. 저 진짜 진지하다"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럼에도 재판장은 재차 A 씨에게 "지금도 웃고 있다. 피고인 평소 표정이 그렇다면 모르지만, 평소에도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냐"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재개된 피고인신문에서 A 씨는 방화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피해자를 죽일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을 이어갔습니다.
숨진 여성과 A 씨는 교제했었던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A 씨가 폭력을 휘둘렀고, 이후 법원에서 A 씨에게 여성에 대해 100m 이내로 접근하지 말라는 조처가 내려지자 이에 불만을 갖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검찰은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A 씨는 이를 부인한 겁니다.
불을 지른 이유에 대해 A 씨는 법정에서 "갈 데가 없어 마지막으로 대화해보고 잘 안되면 불을 지르고 자신이 죽어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피해자에게 불타는 집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지, 다치게 할 목적은 없었다는 겁니다.
그는 방화 현장으로 갈 때 흉기도 소지했는데, 재판장이 "불을 지르고 피해자가 방에서 나오면 흉기로 찔러 죽이려는 생각 아니었느냐"고 물었고, 피고인은 "절대 아니"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 목적"이라고 답했습니다.
A 씨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2일 열릴 예정입니다.
고은상 기자(gotostorm@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41888_364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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