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주 BNK부산은행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베트남을 찾았다. 해외 점포와 현지 거래기업을 점검하면서 부산은행의 글로벌 기업금융과 해양·물류금융 전략을 직접 챙기는 행보다. 이번 출장은 해외 점포를 둘러보는 일정에 그치지 않는다. 김 행장이 BNK캐피탈 대표 시절 쌓은 해외 사업 경험을 부산은행의 기업금융과 해양·물류금융에 어떻게 접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행장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해 현지 주요 거래기업을 찾고 해외 점포를 점검했다. 21일에는 롯데글로벌로지스 동나이 복합 물류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물류센터는 베트남 콜드체인 시장을 겨냥한 물류 인프라로 부산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금융 지원을 더해 조성했다.
베트남은 부산은행 해외 네트워크에서 이미 지점과 사무소가 함께 자리 잡은 시장이다. 부산은행은 해외지점으로 중국 칭다오지점과 난징지점, 베트남 호치민지점을 두고 있다. 해외사무소는 인도 뭄바이와 베트남 하노이, 미얀마 양곤에서 운영 중이다. 지점은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예금과 대출, 외환, 국제투융자 등을 다루고 사무소는 시장조사와 현지 네트워크 확보 역할을 맡는다.
국내은행들이 베트남을 해외 영업 거점으로 활용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은 국내 제조·물류기업의 현지 진출이 많고 외환과 여신, 무역금융 수요가 함께 생기는 시장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베트남 현지 법인을 해외 이익의 핵심 축으로 키운 사례가 있다. 부산은행 입장에서도 베트남은 단순한 점포 운영 지역이 아니라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과 은행의 기업금융을 함께 연결할 수 있는 시장이다.
호치민지점과 하노이사무소를 함께 둔 베트남은 현지 기업금융을 넓힐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의 생산기지와 물류 거점이 함께 커지고 있어서다. 부산은행은 지역 기반 은행이지만 해양·항만·물류 기업과의 접점이 크다. 보유한 기업금융과 해양·물류금융 역량을 현지 진출 기업 지원으로 넓힐 수 있는 지역인 셈이다.
부산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점포 수 확대보다 기업금융 거점 확보에 무게가 실린 구조다.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지점을 두고 기업금융을 직접 취급하고 인도와 미얀마 등에서는 사무소를 활용해 시장을 살핀다. 해외 사업도 현지 개인금융보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거래 기반을 따라가는 성격이 크다.
이번 베트남 일정이 물류센터 준공식과 맞물린 점도 이 같은 방향을 보여준다. 부산은행은 부산·경남권 제조업과 해양·항만·물류 기업을 주요 영업 기반으로 둔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생산과 물류 수요가 커질수록 여신과 외환, 무역금융을 함께 묶은 기업금융 수요도 커질 수 있다. 김 행장이 첫 해외 출장에서 베트남 현장을 찾은 배경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김 행장의 이력도 이번 출장에 무게를 더한다. 김 행장은 BNK금융그룹 글로벌부문장과 BNK캐피탈 대표이사를 거치며 해외 사업 경험을 쌓았다. 김 행장이 2025년 말까지 BNK캐피탈을 이끈 뒤 부산은행장으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BNK캐피탈 실적은 그의 해외 사업 경험을 보여주는 근거로 볼 수 있다.
BNK캐피탈은 2025년 말 연결기준 총자산 10조5021억원과 순이익 128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14.5% 늘었다. 해외법인 자산은 2878억원 규모였다. 카자흐스탄 법인은 2025년 현지 소액금융회사에서 상업은행으로 전환됐다. 소액대출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예금과 결제, 기업금융까지 다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미얀마와 라오스, 키르기스스탄 법인도 지난해 흑자를 냈다.
부산은행의 해외 전략은 캐피탈과 결이 다르다. 캐피탈 해외법인이 현지 소액금융과 리스, 할부금융을 중심으로 영업 기반을 넓혔다면 부산은행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무역금융, 해양·물류금융을 함께 묶어야 한다. 이번 베트남 일정이 물류센터 준공식과 해외 점포 점검으로 짜인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부산은행은 이번 베트남 출장을 시작으로 해외 네트워크 점검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현장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 행장은 "부산은행은 해양·물류산업과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금융 파트너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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