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 여사와 친오빠·명태균 등 국감증인 채택

‘공천 개입 의혹’ 김영선·김대남 등 증인 소환 강행
與 “대통령 공격 목적” 반발

(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1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 의원 등이 증인 채택과 관련해 위원장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야당은 1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일반증인·참고인 명단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오빠 진우씨 등을 포함해 단독 의결했다.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이날 의결된 증인·참고인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신청한 33명이다. 이 가운데 김 여사와 친오빠가 포함됐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국정감사 증인으로 김 여사를 신청한 이유로 '대통령실 총선 공천 개입, 명품가방 수수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대통령 관저 공사 수주 의혹 등 관련'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의 친오빠인 진우씨는 '대통령실 출입 및 회의 참석 의혹' 및 '친인척 국정개입 의혹 관련' 명목으로 증인 명단에 올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의 일방적 의사진행에 반발하며 의결에 앞서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총선 공천 및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강혜경씨, 김대남 전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황종호 행정관 등을 증인으로 올렸다.

김 여사는 법제사법위원회 국감 증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또 김 전 의원과 명씨, 강씨는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도 불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대표, 이종호 전 블랙인베스트먼트 대표를 포함, 김 여사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정필씨 등도 증인 명단에 들어갔다.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에 대해서도 이전 당시 경호처장이었던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했던 김오전 전 국토교통부 차관, 김태영 21그램 대표 등 공사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 5명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선 이종호 전 블랙펄 대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이윤세 해병대 공보정훈실장 등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이외에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음주운전 봐주기 징계처분 의혹 관련), 김태훈 대통령경호처 수행부장('대통령 입틀막 경호사건' 관련) 등 전현직 대통령실 인사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민의힘이 신청한 증인·참고인 35명은 이날 의결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명단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다혜씨 등이 포함됐다.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민주당이 제출한 증인 명단에 대해 "사실상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인물을 부르고 있다. 대통령을 공격하려는 목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입틀막 경호'를 했다고 경호처 간부를 증인으로 부르는데 정작 여당의 증인 채택 기회를 완전히 박탈해 국회를 입틀막 한 것은 다름 아닌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간사 박성준 의원은 "지금 정부는 윤석열 정부인데, 국민의힘의 증인 명단을 보면 문재인 정부"라며 "국정감사는 현 정부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대안을 모색해 국민의 실질적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이 명단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토론에서 "아예 작정하고들 나오신 것 같다" "비아냥대는 것이냐" 등 언쟁도 벌어졌다. 20분가량 회의를 정회한 상태로 다시 여야간 협의를 시도했지만 끝내 협상은 불발돼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증인 명단 의결이 강행됐다.

민주당 소속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3년 차인 현시점에서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하면서 각종 국정운영의 난맥상과 의혹이 있는 사안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위해서는 핵심적인 증인들의 채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