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이민정책의 미래, 현장에 묻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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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경주 황리단길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법무부는 2030년까지 추진할 이민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며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발표했다.
모두에게 설득력 있는 이민정책, 다시 말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맛있는 이민정책의 십원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한 미래란 무엇인지부터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민정책의 미래를 말할 때, 그 답을 과연 현장에 묻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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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국인 갈등 부추기는 단속과 ‘모순’

주말 경주 황리단길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유명한 '십원빵'을 먹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 눈에 띄었다. 줄이 너무 길어 사람이 없는 다른 가게에 주문하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맛이 있을까?" 사람들은 어느 가게의 빵이 정말 맛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 때 대부분 다른 사람들의 선택을 따라 줄을 선다.
어쩌면 우리는 이주 문제를 바라볼 때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충분한 이해나 경험 없이 주변의 시선이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생각을 형성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말하기 때문에 혹은 그렇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얼마 전 만난 파키스탄 출신의 한 E-9 비자 이주노동자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는 3년 비자 만료를 앞두고 고용노동부 안내 문자를 받고 가까스로 새로운 사업장에 취업했다. 하지만, 결국 비자를 연장하지 못한 채 체류기간을 넘기고 말았다. "사장님이 '일만 열심히 해라. 비자는 우리가 알아서 연장해 줄게'라고 했어요." 그러나 한 달짜리 계약이 끝나는 날 돌아온 말은 전혀 달랐다. "이제 일하러 나오지 않아도 돼." 사업주는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았고 노동자의 비자 연장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순간 그는 하루아침에 체류기간을 넘긴 사람이 되고 말았다.
고용허가제 구조 속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체류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늘 불안한 노동을 이어간다. 일자리를 잃는 순간 체류자격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불이익의 대부분은 결국 노동자 개인에게 돌아간다.
법무부는 2030년까지 추진할 이민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며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발표했다. 인재 유치 확대와 외국인력 활용, 지역 정착 지원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정책과 현실은 거리가 있어 보인다.
최근 정부는 미등록 이주민 라이더 노동자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마치 이주노동자가 내국인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하며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고 이주민에 대한 혐오를 더욱 깊어지게 만들 수 있다.
올해 6월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다양한 정책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 적용'과 같은 방안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정책이 과연 현장의 상황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되묻게 된다.
우리는 흔히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기 쉽다. 마치 황리단길에서 길게 늘어선 줄을 따라서는 모습처럼 말이다. 모두에게 설득력 있는 이민정책, 다시 말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맛있는 이민정책의 십원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한 미래란 무엇인지부터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이주노동자의 노동과 내국인 노동자의 노동은 서로 충돌하는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많은 부분에서 서로를 보완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만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묻는다. 이민정책의 미래를 말할 때, 그 답을 과연 현장에 묻고 있는가.
/리샤오나 양산외국인노동자의집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