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號 향방 가를 세트피스 한 방

배준용 기자 2026. 6. 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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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월드컵 득점의 38% 차지
손흥민·이강인 정교한 킥 기대
2018년 독일戰 기적도 세트피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에서 김영권이 슛을 하고 있다. 손흥민의 코너킥을 토니 크로스가 건드려 방향이 바뀐 공을 김영권이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오종찬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트리니다드토바고, 엘살바도르와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눈에 띄는 세트피스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다. 홍 감독은 이에 대해 “세트피스 전술을 일부러 노출시키지 않았다”며 “과달라하라에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2일(한국 시각) 체코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 리그 1차전을 앞둔 대표팀은 8일 훈련을 초반 15분만 공개했다. 홍 감독이 전날 “필요한 몇 가지 포인트를 보완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표팀은 비공개 훈련에서 세트피스 전술의 세부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에서 세트피스는 코너킥과 프리킥처럼 공이 멈춘 상황에서 재개되는 플레이를 뜻한다. 클럽팀보다 함께 훈련할 시간이 부족한 대표팀에선 세트피스가 전술적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된다. 반복 훈련을 통해 약속된 패턴을 정교하게 다듬어 놓으면 상대 허를 찌르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한국의 월드컵 역사에서 세트피스를 빼놓을 수 없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10차례 본선 무대에서 한국은 39골을 넣고 62골을 내줬다. 그중 세트피스 득점이 15골, 실점은 16골로 전체 득점과 실점의 각각 38%, 26%를 차지했다.

그래픽=김현국

잊지 못할 세트피스 명장면이 많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6골 중 4골이 세트피스에서 나왔는데, 특히 박주영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직접 프리킥으로 골망을 갈라 원정 첫 16강을 이끈 장면이 압권이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김영권이 터뜨린 골도 모두 코너킥 상황에서 비롯된 득점이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손흥민의 오른발과 이강인의 왼발에 기대를 건다. 특히 손흥민의 킥 감각이 예사롭지 않다. 그는 지난해 11월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통산 7번째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날카로운 발끝을 과시했다. 정교한 왼발 킥을 자랑하는 이강인 역시 언제든 세트피스 한 방으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다. 다만 코너킥과 프리킥을 활용한 다양한 연계 플레이의 완성도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홍명보호의 조별 리그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세트피스 수비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다. 특히 1차전에 맞붙는 체코는 주포 파트리크 시크를 비롯해 토마시 소우체크, 라디슬라프 크레이치 등 190㎝대 선수들이 즐비한 장신 군단이라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두 번째 상대 멕시코 역시 센터백 요한 바스케스가 최근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코너킥 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특히 전반 초반 세트피스 실점을 경계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허용한 세트피스 실점 15골 가운데 10골(66%)이 전반에 나왔고, 이 중 7골은 전반 25분 이전에 허용했다. 한국은 해당 7경기에서 1승 1무 5패에 그쳤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페널티킥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한국은 지난 40년간 월드컵 본선에서 네 차례 페널티킥을 허용해 모두 실점했다. 반면 2002 월드컵에서 얻은 두 번의 페널티킥은 모두 놓쳤고, 이후 다섯 번의 대회에서는 페널티킥을 단 한 차례도 얻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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