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다툼, 매수가 올리기 경쟁

정옥재 기자 2024. 10. 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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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동일한 83만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영풍·MBK는 지난 4일 공개매수신고서 정정 공시를 내고 지난달 13일 시작한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조건을 매수가 83만 원으로 변경한다고 신고했다.

MBK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영풍정밀 공개매수대금 2064억 원까지 더하면 영풍·MBK 진영은 총 2조7204억 원을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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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도 83만 원으로 상향

- 14일 끝나는 공개매수 지켜봐야

영풍·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동일한 83만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를 66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올린 이후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 이에 따라 6일 종료 예정이던 공개매수 기간이 오는 14일로 늘어나면서 영풍·MBK와 고려아연 측의 경영권 분쟁도 연장전에 돌입했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영풍·MBK는 지난 4일 공개매수신고서 정정 공시를 내고 지난달 13일 시작한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조건을 매수가 83만 원으로 변경한다고 신고했다. 아울러 공개매수 청약 수량이 발행주식총수의 약 7%를 넘어야 사들이겠다고 한 조건을 삭제했다. 가격과 조건을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공개매수와 동등하게 맞춘 것이다. 최대 매수 수량은 302만4881주(약 14.6%)로 이전과 동일하다. 영풍·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대금은 기존 약 2조2720억 원에서 2조5140억 원으로 약 2419억 원 늘어났다. MBK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영풍정밀 공개매수대금 2064억 원까지 더하면 영풍·MBK 진영은 총 2조7204억 원을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실탄’으로 투입한다고 공시한 자기자금 1조5000억 원에 사모사채 발행액 1조 원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공시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인다. 금융감독원은 주식 취득자금 조성 내역을 공시할 때 ‘자기자금’과 ‘차입금’을 구분하도록 한다. 자기자금은 최종적인 자금의 귀속 주체가 본인 또는 특별관계자인 경우로서 근로소득, 사업소득, 증여·상속받은 현금, 영업이익 등이 해당한다. 차입금은 그 외 자금의 최종 귀속 주체가 본인이 아닌 모든 경우다. 고려아연은 사모 회사채 발행 등으로 1조 원 이상을 조달 완료했고, 이는 이미 현금으로 법인 계좌에 들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자기자금으로 기재했다는 입장이다. 즉 자기자금은 출처가 무엇이든 ‘이미 확보한 자금’, 차입금은 ‘앞으로 빌릴 돈’이라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혼선도 빚어졌다. 지난 2일 고려아연은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을 공시하면서 금융기관 단기 차입(1조7000억 원)과 회사채 발행(1조 원)으로 2조7000억 원을 추가 조달할 계획이라고 했다. 2조7000억 원의 단기 차입금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규모, 액수와 동일하게 나타나자 ‘빚내서 자사주 매입한다’는 비판이 나왔으나 실제 신고서에서는 자기자금이 1조5000억 원, 차입금이 1조2000억 원으로 기재됐던 것이다. 자기자금에 회사채 발행금액을 포함시킨 것으로 밝혀져 고려아연의 동원 가능 자금력이 시장 예상보다는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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